[공매도 실효성 논란 재점화] “기업가치 떨구는 대차거래 자제 좀…” 기업도 ‘공매도 스트레스’

입력 2017-07-1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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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에이치엘비 롤러코스터 주가에 진양곤 회장 “비정상적 거래 감시 강화” 호소문

기업들도 공매도에 대한 자제를 촉구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일부 코스닥 업체의 경우 주주들에게 대차거래에 협조하지 말아 달라며 직접 호소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22일 코스닥 바이오업체 에이치엘비 진양곤 회장은 홈페이지에 ‘에이치엘비 주주 여러분께 드리는 호소문’이라는 글을 통해 “최근 회사가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음에도 공매도를 통해 주가 하락을 유도하는 행태가 보인다”며 “공매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비정상적인 거래에 대해 기관 조사를 요청하는 등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에이치엘비는 지난달 19일 자회사 LSKB의 항암신약이 미국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서, 주가가 전일 대비 2400원 상승한 1만6300원에 장을 마쳤다. 그러나 20일 에이치엘비 주가는 1350원 하락한 1만4950원의 종가를 기록한데 이어, 21일에도 추가 매도 공세로 전일보다 600원 하락한 1만4350원을 기록했다. 에이치엘비 주식은 시초가나 종가에 집중 공매도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 회장은 “공매도 자체는 적법하지만, 우리 회사에 대한 공매도의 행태는 주가를 인위적으로 하락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면서 “회사가 10년 이상 기다려온 노력이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시기에 대차거래를 자제하는 주주들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코스닥 바이오업체 신라젠도 홈페이지 안내문을 통해 주주들이 이용하는 증권사에 대차거래 활용 금지를 신청해 달라고 호소했다.

신라젠 문은상 대표는 “최근 불안정한 시장 환경 속에 신라젠 주식에 대한 공매도 비중이 늘어나면서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가 하락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인위적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하락시킬 수 있는 공매도를 줄이기 위해 주주들께 주식 대여를 최소화해 달라고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당시 면역항함제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었던 신라젠은 포털 게시판에 악성 루머가 돌며 공매도가 크게 증가했다. 같은 달 20일 2만3005주였던 공매도 수량은 신라젠의 주가가 장중 26% 이상 급등했던 21일에는 14만404주로 껑충 뛰어올랐다. 22일에도 11만8909주의 공매도가 쏟아져 나왔다.

문 대표는 “공매도가 자본시장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순기능이 있지만, 상장 3개월도 안 된 회사에서 갑작스럽게 대규모의 공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면서 “공교롭게도 공매도 물량이 악성 소문과 함께 증가하고 있어 인위적으로 주가 하락에 영향을 줘 단기매매차익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2월에도 코스닥 모니터 생산업체 토비스가 주주들에게 대차거래 금지를 요청했다. 당시 토비스는 홈페이지를 통해 “개인 주식을 대여(대차)하는 것은 엄연한 주주의 권리이지만, 공매도 세력이 이를 악용하며 소액주주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주식 대차 서비스 해지를 요청하거나, 대차 거래가 지원되지 않는 증권사로 보유 주식을 이관하는 작은 노력이 기업 가치를 살리고 주주 자산 보호를 위한 방도가 될 것”이라고 호소한 바 있다.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 역시 2013년 4월 ‘공매도 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수백억 원의 자사주 매입, 회사 매각 등을 추진한 바 있다. 당시 서정진 회장은 지난 2년간 공매도 금지기간을 제외한 432거래일 가운데 412일(95.4%)간 공매도가 이뤄졌고, 공매도 비중이 10%를 넘는 날도 62거래일에 달했다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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