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백 신임 여성가족부 장관은 모든 정책에 성평등 관점을 반영해 실질적인 성평등을 이끌어 낼 것을 강조하면서 여성가족부의 역할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7일 오후 서울 정부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성평등 실현의 의미와 가치를 국민들께 명료하게 알리고, 성평등을 사회 핵심의제로 만드는 것부터 제 역할을 시작할 것”이라면서 “청문회를 준비하며 그동안의 제 삶을 찬찬히 되짚어봤다. 뿌리 깊은 편견과 차별 풍토 속에 경제발전과 민주화 과정에 소외돼 온 여성의 문제는 평생의 가장 큰 화두였다. 여가부의함께하니 어깨는 무겁지만 마음 든든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정 장관은 성평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남녀차별금지법과 성매매방지법 제정 등 법과 제도의 구축으로 여성인권이 과거보다 눈에 띄게 개선됐지만, 사회전체를 놓고보면 노동시장의 성차별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정 장관은 “사회 전체를 놓고 볼 때 여성들은 여전히 성차별적 노동에 시달리고, 남성보다 임금을 37% 덜 받고 있으며, 비정규직 대부분을 차지한다. 고용절벽 시대는 노동시장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과 불평등을 갈수록 심화시키고 있다”며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노동인구 감소, 노인빈곤, 사회양극화 같이 현재 대한민국의 존립과 통합을 위협하는 사회문제 대부분 성평등 개선 없이는 결코 해결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여성가족부의 역할과 기능을 확대해나갈 것을 선언했다. 그는 “여성가족부는 영향력 없는 작은 부처라는 편견을 깨야 한다. 예산과 직원을 확충해 집행역량과 정책효과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여가부는 성평등위원회와 함께 모든 영역에 성평등 관점을 반영하고, 성평등 목표를 제시하며 이를 실현토록 다른 부처와 국민들을 설득해 가겠다”고 전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진솔하고 용기있는 자세로 대응할 것을 다짐했다. 정 장관은 “12.28.한일합의로 탄생한 ‘화해치유재단’사업은 여러분과 함께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며 “피해자 지원과 보호를 담당하는 우리 여성가족부가 외교부와 함께 지혜를 모아 피해할머니들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여성문제와 양성평등 등 다양한 영역에서 불평등과 격차 해소를 위해 힘써온 시민운동가다. 1953년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대 역사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서양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독일 보쿰대 독일현대사 박사과정을 밟았다. 현재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정 장관은 2002년 7대 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를 지냈으며 한국여성사학회장(2008), 참여연대 공동대표(2010)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