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상징적인 위치를 가진다. 비단 유명 연예인들을 대거 보유하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지난 2000년 연예 기획사 가운데 처음으로 코스닥에 상장됐고 시가 총액 규모는 5000억 원을 훌쩍 넘는다. 최근에는 지분 투자를 통해 사업 영역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의 사업 범위는 이제 여행(SM타운 트래블), 외식(SM F&B 디벨롭먼트), IT서비스(에브리싱코리아), 패션(아렐) 등을 아우른다.
SM엔터테인먼트가 내어주는 음식을 먹고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와 관련된 굿즈를 쇼핑하고, SM엔터테인먼트가 만든 게임을 하며 여가를 즐긴다. 회사의 위용을 뽐내기 위해 설정했던 가상 국가 SM타운은 이제 점점 현실이 되어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업의 영역만 놓고 이야기했을 때 말이다.
속내는 어떨까. 안타깝지만 SM엔터테인먼트 계열사 경영 성과는 그다지 희망적이지 못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M F&B디벨롭먼트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6배 가까이 증가했음에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오히려 적자 폭이 23억 원에서 69억 원으로 증가,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주)아렐, (주)SM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 (주)에브리싱코리아(구 SM어뮤즈먼트) 등 SM엔터테인먼트 자회사가 지분을 50% 이상 소유하고 있는 손자회사 및 증손자 회사 역시 대부분 전년도 영업에서 적자를 봤다.
계열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SM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미국 AI(인공지능) 전문 기업 오벤(ObEN)과 공동 투자해 홍콩에 AI 스타즈 리미티드 (AI Stars Limited, 이하 AI 스타즈)를 설립했다. 4차 산업 혁명에 발맞춘 시도로 보인다. 다만 앞선 사례들에서 드러난 M엔터테인먼트의 사업 정책 판단에 대한 한계가 AI 기업 운영 과정에서 얼마나 개선될 수 있을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반면 ‘주종목’인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는 청신호를 켰다. 올해 하반기 그룹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샤이니, 엑소 등의 컴백이 예상되면서 실적 전망에 대한 기대도 크게 오르고 있다.
가장 큰 이슈는 ‘캐시카우’ 동방신기의 귀환이다. 지난 4월 멤버 유노윤호가 전역한 것에 이어 오는 8월에는 최강창민도 군 생활을 마친다.
하나금융투자 이기훈 연구원은 “2015년 동방신기의 입대 전 마지막 일본 투어가 반영된 SM엔터테인먼트의 일본 관객수(매출 인식 기준)는 약 200만 명”이라면서 “2018년에는 (관객 수가) 290만 명까지 증가하면서 검증된 이익이 반영된다”고 내다봤다.
중국의 사드 규제 완화에 대한 전망도 밝다. 소속 아티스트의 중국 활동은 물론, 자회사 SM C&C의 성장 또한 예측 가능하다.
이기훈 연구원은 “중국 규제가 완화된다면 매니지먼트에서는 NCT 차이나의 데뷔, 드라마ㆍ예능 제작에서는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던 SM C&C의 성장이 기대된다”면서 “1만 명이상의 콘서트 및 광고 등은 가장 빠르게 회복 할 수 있는 이익 모멘텀”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