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는 모태가 1995년 2월 설립된 국내 최초의 포털 서비스 기업 다음커뮤니케이션이다. 2014년 8월 카카오와 합병한 뒤 다음카카오가 설립됐고, 2015년 카카오로 사명을 바꿨다. 현재 케이벤처그룹과 카카오프렌즈, 카카오게임즈 등 총 75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카카오는 독창적이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IT기술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 만큼, 기업문화도 가히 혁신적이다.
직원 평균 연령이 33.5세로 직장과 육아를 병행하는 직원들의 비율이 높아지자 300명 수용 가능한 어린이집을 설치, 우수한 여성 인력ㆍ개발 인력을 경쟁사에 앞서 영입하기 위한 전략으로 삼고 있다. 또, 남성 출산 유급휴가 5일, 3년에 30일씩 부여되는 안식휴가제도, 가족돌봄 특별 휴직제 등 다양한 가족친화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황성현 카카오 인사총괄 부사장은 “서서 일하던, 카페에서 일하던, 옥상에서 돗자리를 깔고 일하던, 킥보드를 타고 다니던, 카카오에서는 어색한 문화가 아니다”며 “그저 각자가 가장 편하게 효율적으로 일하는 모습일 뿐이다. 각자가 일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은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제주 한라산 자락 해발 370m에 위치한 제주 첨단과학기술단지 내에 본사를 두고 있다. 제주공항에서 차로 약 20분을 달려가니 건물 위 옥상에 앉아 있는 카카오의 대표 캐릭터 카카오프렌즈 ‘라이언(RYAN)’이 등장했다. 높이 3m가량의 초대형 풍선 인형 덕에 단번에 사옥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카카오 본사는 스페이스닷원(Space.1, 이하 닷원)과 스페이스 닷투(Space.2, 이하 닷투) 두 개 동으로 이뤄져 있는데, 오전 10시가 가까워지니 닷원 앞에 노란색 버스 2개가 들어온다. 시차출퇴근제를 활용하는 직원들의 통근버스다. 반바지에 티셔츠, 청바지에 셔츠 등 자유롭고 편안한 옷차림이다. 회사원의 상징인 화이트칼라 복장은 찾아볼 수 없다.
닷원과 닷투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닷원은 연면적 9184㎡(약 2783평) 규모로 조민석 건축가의 손에 의해 탄생했다. 2012년 한국건축문화대상을 받았고, 제주도가 선정한 ‘아름다운 제주건축 7선’에 이름을 올릴 만큼 예술적 매력을 지닌 건물이다. 딱딱한 회사 사무실의 이미지는 온데간데없고 갤러리나 분위기 있는 카페를 연상시키는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제주의 청년작가들 작품 전시공간이 마련돼 있고, 독특한 의자와 테이블이 곳곳에 놓여 있다. 제주 화산 동굴을 형상화한 건물 내부도 독특하다. 건물 주변에는 인터넷하는 돌하르방, 카카오오름, 작은 둘레길, 직원 텃밭 등이 있다.
닷투는 연면적 9378㎡(약 2836평) 규모로 회의실과, 공동작업장, 닷하우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건물은 설계단계부터 카카오 조직원의 의견을 반영해 만들었기 때문에 실용성이 강조됐다. IT연구개발이 주로 이뤄지는 곳으로 컨테이너 박스의 모양을 한 회의실 외관 디자인이 시선을 끌었다. 또, 컵에 든 칫솔이 줄지어 있는 남녀 각각 실내 세면실도 이색적이다.
발걸음을 옮겨 카카오의 직장어린이집을 찾았다. 일명 스페이스닷키즈다. 지상 2층 규모, 최대 180명 정원을 두고 있으며 영유아 전용 실내외 놀이터와 제주도 내 풍부한 자연환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 1회 실외 수업이 이뤄진다. 기자가 방문한 날에도 원어민 선생님과 함께 잔디밭을 거닐며 야외수업을 하고 있었다. 카카오 판교 오피스 내 위치한 직장어린이집은 300명 수용의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실외 놀이공간 부족이라는 제한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어린이집 공간 내 약 130평에 이르는 실내운동장과 실내온실을 구비해 실내에서 안전하고 다양한 신체활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배은재 카카오 직장어린이집 TF장은 “조직원들의 어린이집 만족도가 높다. 어린이집을 먼저 둘러보고 카카오 입사 문의를 해오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회사나 어린이집에서 일방적인 의사결정으로 소통하기보다 각 상황에 따른 학부모의 다양한 니즈를 경청하고 소통하는 과정을 통해 조직원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