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의 이번 참배는 올해가 윤이상 선생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여서 그 의미가 크다. 경남 통영이 고향인 그는 세계적인 작곡가였지만 1967년 동백림(동베를린)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수감됐고 석방 후 독일에 정착했다. 하지만 윤 선생은 말년까지 고향 통영을 그리워했지만 돌아오지 못했다.
이날 행사에서 김 여사는 묘비 앞 동백나무 기념식수에 대해 “윤 선생은 저의 학창시절 음악 공부 때 영감을 많이 주신 분인데다 조국 독립과 민주화를 염원했던 윤 선생을 위해 고향인 통영의 동백나무를 전해서 뜻을 기리고 싶었다”며 “병충해 때문에 원래 식물 통관이 굉장히 힘든데 까다로운 통관을 모두 잘 마치고 묘소에 심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여사는 “윤 선생이 살아생전 일본에서 타신 배로 통영 앞바다까지만 오고 정착 고향땅을 밟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많이 울었다”며 “그래서 통영에서 동백나무를 가져오게 됐다”고 말했다.
윤이상 묘비 앞 기념식수로 심은 동백나무 앞에는 붉은 화강암으로 된 석판에 금색으로 ‘대한민국 통영시의 동백나무. 2017.7.5. 대통령 문재인 김정숙’이란 글자가 새겨져 있다.
이날 참배에 동행한 박영희 전 브레멘 음대 교수는 김 여사에게 “윤 선생 생가를 윤이상 재단에서 2008년에 사들였지만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현재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해 기념관을 만들지 못하는 상태다”고 밝혔다. 참배에 동행했던 윤이상 제자들도 김 여사에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요청했다. 이에 김 여사는 “노력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이날 김 여사는 검은 리본에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김정숙, 조국과 통영의 마음을 이곳에 남깁니다’고 적힌 하얀 원형 꽃다발을 윤이상 묘소에 헌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