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회계법인이 매출액 5000억 원을 넘어서며 독보적인 1위 자리를 굳혔다.
3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삼일회계법인은 지난해 매출액 504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4757억 원) 대비 5.94% 상승한 수치다.
경영자문 부문 매출의 성장이 이번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삼일은 지난해 미래에셋 증권의 KDB대우증권 인수, 쌍용양회 매각 등에 관여하며 자문 실적을 끌어올렸다. 우리은행, 동양매직 매각 등에서도 회계자문, 인수 자문 등을 수행했다. 이외에도 동부건설 매각 등 중소형 딜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삼일의 경영자문 부문 매출은 1965억 원으로 전년(1749억 원) 보다 12.34% 증가했다. 비중도 2%포인트 증가한 39%가 됐다. 또 세무자문 부문 매출은 1293억 원으로 7.03% 늘어났다. 반면 회계감사부문 실적은 1448억 원으로 전년(1710억 원) 대비 15.32% 감소했다.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6%에서 33%로 줄어들었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삼일이 단일 회계법인 중 처음으로 매출액 5000억 원을 돌파하며 부동의 1위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자문 부문 매출액이 상승하는 추세는 업계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회계법인들이 한정된 감사 부문 수익에 의존하기 보다 인수합병(M&A), 경영 자문 역량 강화를 통해 수익성 강화에 나선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삼정회계법인은 전년(3004억 원) 보다 6.22% 상승한 319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회계감사 부문 매출액은 1170억 원으로 전년 보다 4억 원 가량 줄었고 경영자문 부문 매출액은 1552억 원으로 13.36% 증가했다. 세무자문 부문 매출액은 4693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안진회계법인은 3090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3위로 내려앉았다. 전년(3006억 원) 대비 2.7% 끌어올리는데 그쳤다. 안진의 경우 경영자문 부문 수익이 1073억 원으로 전년(1176억 원) 보다 오히려 줄었다.
반면 한영회계법인은 자문 부문 실적 상승세에 힘입어 매출액 2164억 원으로 4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6.15% 상승했다.
경영자문 분야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42.59%에 달한다. 언스트앤영 어드바이저리 수익을 합하면 매출액은 2766억 원이다. 한영은 지난해 기업 M&A 자문 9건을 처리하는 등 업계 내 영향력을 강화하고, 로봇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프로세스 자동화(RPA) 컨설팅을 도입하는 등 수익력을 올리고 있다.
대형회계법인 관계자는 “안진의 감사부문 수익 축소가 반영될 내년 실적발표에서는 회계법인 내 순위변동이 눈에 띄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