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4년 동안 부동산 관련 대출과 보증, 투자상품발행 등 부동산익스포저가 65%나 급증하면서 명목 국내총생산(GDP)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공적금융기관 부동산익스포저도 3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근혜정부가 집권 2년차인 2014년 중순부터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를 낮추고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등 부동산발 경기부양에 나선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는 명목GDP나 민간신용 증가를 크게 웃돈 것이다. 실제 같은기간 가계빚(가계신용 기준)은 963조8000억원에서 1344조3000억원으로 380조5000억원 증가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같은기간 익스포저의 명목 GDP대비 비율은 72.1%에서 100.4%로, 자금순환통계 기준 가계와 기업 부채로 비교한 민간신용대비 비율은 39.3%에서 51.9%로 늘었다.
부문별로 보면 가계의 부동산 담보대출과 관련 구입 및 임차 등을 위한 보증, 주택연금이 904조원으로 전체 규모의 절반이 넘는 55.0%를 차지했다. 이어 기업의 부동산관련 금융기관 대출 및 분양·사업금융 등 사업자보증, 프로젝트파이낸스(PF)대출이 578조원(35.1%), 금융투자자의 주택저당증권(MBS)과 부동산펀드, 리츠(REITs),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등 직접투자상품이 162조원(9.8%)이었다. 2012년말에는 각각 565조원과 346조원, 81조원이었다.
세부 익스포저 변화를 보면 가계는 2014년부터 공적기관을 통한 보증대출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이들 익스포저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2년말 13.0%에서 2016년말 27.5%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기업은 PF대출 비중(2012년말 17.8%→2016년말 12.3%)이 낮아진 반면, 2015년 이후 주택분양 등에 대한 사업자보증이 늘어난 탓에 관련 익스포저 비중이 증가(28.7%→41.9%)했다. 특히 사업자보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HUG(2016년말 기준 99%)의 2015~16년 보증잔액 증가분 중 분양 및 주택구입 보증 비중은 연평균 81%를 기록했다.
금융투자상품의 경우 부동산펀드(19.0%→15.5%)·리츠(11.8%→15.5%) 등 간접투자자산 비중이 30% 내외를 유지한 가운데 공적기관의 보증대출 확대에 따른 MBS 발행 증가(46.4%→62.9%)가 이어지면서 회사채·CP 비중(22.8%→6.1%)은 크게 떨어졌다.
한은 관계자는 “부동산 등 특정 자산군에 대한 익스포저가 경제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크거나 증가세가 빠를 경우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특히 2014년 이후 공적기관의 보증관련 익스포저가 빠르게 늘었다”며 “서민과 취약계층의 주거안정을 지원하고 대출차주의 상환부담을 완화시켜주는 등 긍정적 역할도 있지만 부동산 관련 대출의 신용리스크를 상당부분 부담할 수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