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의 ‘대선 이후’를 책임질 새 지도부가 26일 닻을 올린다. 차기 당 대표로는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이혜훈 의원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 의원은 자유한국당과 통합에 반대하고 독자노선론을 주장하고 있다. 새 지도부가 침체된 바른정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내년도 지방선거에서 한국당과 차별화해 당을 ‘수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바른정당은 이날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당원대표자회의를 개최한다. 이날 회의에서는 권역별로 진행한 일반·책임당원 투표결과 합계(책임당원 50%·일반당원 20%)와 일반 국민대상 여론조사 결과(30%)를 합산해 최종 결과를 발표한다.
출마자는 이혜훈·하태경·정운천·김영우 후보(기호순) 등 총 4명이다. 득표율 1위는 당 대표가 되고, 나머지 3인은 최고위원이 돼 집단지도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앞서 최고위원 후보자로 출마한 지 의원은 가족 문제로 사퇴를 선언하면서 이번 지도부 선출 대회는 탈락자 없는 ‘순위 싸움’이 됐다.
이 의원은 현재까지 총 4곳(수도권 미발표) 가운데 3곳(충청·TK·PK)의 일반·책임 당원 권역별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해 차기 당 대표에 근접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하 의원이 권역별 투표에서 모두 2위를 차지해 이 의원을 바짝 뒤쫓고 있다. 또한 수도권 당원 투표 결과와 국민 여론조사 결과 30%가 미반영된 만큼 최종 결과는 끝까지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호남권 투표에서는 전북 전주에 지역구를 둔 정 의원이 1위, 이 의원이 2위를 기록했다.
당 대표가 유력한 이 의원은 당내 대표적 ‘강경파’로서 한국당과의 연대가 아닌 ‘자강론’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의원이 어떤 리더십으로 외부 연대파를 회유해 당을 이끌어 갈지 주목된다. 현재 7%대에 머물러 있는 낮은 지지율과 추가 탈당을 막아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어떻게 극복할지도 관심사다.
나아가 바른정당 지도부는 초선에서 3선 의원들로 구성돼 다른 당 지도부에 비해 정치적 중량감이 낮다는 평도 극복해야 한다.
이와 관련, 최고위원 후보자로 출마한 정 의원은 이날 오전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에서 ‘집단지도체제는 리더십 발휘가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 “수직적 지도체제가 아닌 수평적 지도체제이므로 화합하는 모양새로 대표가 잘 해야만 잘 굴러갈 것”이라고 답했다.
외부 연대론에 대해서는 “바른정당의 현주소가 어딘지 직시해야한다”며 “야 4당 체제에서 캐스팅 보트(를 쥐기 위해서는) 국민의당과 연대뿐”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당과의 지방선거 후보단일화에 관해서는 “일단 단계론적으로 3개월 자강해 연대동력을 만들고, 서로 신뢰가 쌓여야 (지방선거) 후보 단일화와 합당이 가능하다”며 “지금은 예단해서 말할 순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