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이 총수 일가가 지배 중인 유니컨버스투자에 대한 존속여부를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재계 일각에서는 대기업 계열사간 일감몰아주기 등에 대한 부담을 고려해 청산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진그룹은 최근 대한항공을 통해 일감을 받아 온 유니컨버스에 대한 총수일가의 지분을 모두 대한항공에 무상으로 증여하기로 결정했다. 조양호 회장 등 총수 일가가 보유한 유니컨버스 지분 94.46%를 보유 중이다. 또 유니컨버스의 100% 자회사인 유니컨버스투자가 보유한 토파스여행정보의 지분 27%를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에 매각하고 매각대금을 대한항공에 증여할 계획이다.
이번 결정에 따라 한진그룹은 두 가지 문제를 안게 됐다. 우선 유니컨버스에 대한 총수 일가 지분이 대한항공으로 증여될 경우 대한항공과 유니컨버스간에 대기업집단에게 금지된 상호출자가 발생한다. 유니컨버스는 현재 대한항공 주식 3만2390주를 보유 중이다. 이는 매각 대금이 12억내외이기 때문에 지주사인 한진칼이 매입하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두 번째 문제는 계열사의 존속 여부와 직결된다. 유니컨버스의 자회사인 유니컨버스투자는 보유 중인 토파스여행정보 지분을 모두 매각한 후 그 대금을 대한항공에 증여하면 사실상 깡통회사로 전락하게 된다. 유니컨버스투잔의 지난해말 기준 총자산은 174억원 수준이다. 이 중 토파스여행정보의 지분 장부가액은 총자산의 98%인 171억원에 이른다. 유동부채 규모도 100억원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보유 지분을 매각한 후 증여가 이뤄지면 장부상 남은 금액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이에 따라 재계 일각에서는 토파스여행정보의 지분 보유에 따른 배당금이 영업수익의 전부인 유니컨버스투자의 존속 목적이 사실상 없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유니컨버스투자의 종업원수가 0명이다. 사실상 총수 일가가 고액배당을 실시하고 있는 토파스여행정보를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 유니컨버스 대신 지분을 파킹해 놓은 페이퍼컴퍼니에 가깝다. 사업목적 변경을 통한 회사 존속이 사실상 무의미한 상태다.
한진그룹측은 내부적으로 청산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유니컨버스투자의 처리를 놓고 청산과 존속 여부 등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 중으로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