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오늘부터 '인추위' 가동 분위기 반전…남은 인선 '가닥'

청와대의 내각 후속 인선이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에 대한 야당의 반발이 거센 데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낙마 쇼크’로 검증 작업을 강화하면서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다만 청와대는 임종석 비서실장 주재로 인사추천위원회를 본격 가동, 남은 인사의 발표 시점을 조율해 다음 주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 전까지는 새 정부 1기 조각 작업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20일 “남은 장관 자리에 대한 인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오늘 중으로 인사 발표는 예정돼 있지 않다”며 “법무부 장관은 인사는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고 산업통상자원부와 보건복지부 장관은 검증 중이었기 때문에 좀 더 빨리 발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애초 청와대는 지난주까지 산업통상자원부와 보건복지부 장관을 임명하며 내각 인선을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인사 실패 논란에 가속페달을 밟아 오던 정부의 내각 인선에 급제동이 걸렸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오후 운영위원회를 열고 조국 민정수석·조현옥 인사수석을 출석시켜 청와대 인사 실패를 따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은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 자체에 대한 문제까지 제기하면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 나와 “두 수석에게 인사 실패의 책임을 묻고 안 묻고는 나중의 문제이고, 지금은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을 검증해 잘못이 있으면 그걸 지적하고 앞으로라도 제대로 된 인사검증 시스템이 작동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참여정부 시절 인사검증 시스템이었던 인사추천위원회 첫 회의를 열어 검증 과정을 보완해 인사 정국에 반전을 시도한다는 구상이다. 인사추천위에는 고정 멤버인 정책실장과 민정수석, 인사수석, 국민소통수석 외에 인사 추가로 수석들이 참여해 검증 대상을 기존의 단수 또는 두 배에서 최소한 세 배 이상으로 늘려 더욱 깐깐하게 추천과 검증 작업을 하게 된다.

내각 구성이 마무리 단계인 만큼 남은 장관 후보자들은 인사추천위 가동과 무관하게 기존의 인사 과정을 거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날 인사추천위 회의에서 산업부와 복지부 장관 인사 발표 시점을 조율하고 인사의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관장 인선 작업에 대한 논의도 처음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청와대는 조속한 국정 안정을 위해 수장이 공석인 산업부, 복지부, 법무부 장관 인사를 위해 검증에 검증을 거듭하며 인선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부 장관 후보로는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과 오영호 전 코트라 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장관 후보 물망에 오르던 우태희 산업부 2차관은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데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수입 규제 등 통상 현안이 산적해 있는 만큼 유임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는 ‘안경환 낙마’ 여파로 청문회에서 야당이 쉽게 공격할 수 없는 전·현직 의원 입각이 다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3선 의원 출신인 우윤근 국회사무총장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박범계·박영선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른다. 보건복지부 장관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보건공약 수립에 참여한 의대 교수 출신의 김용익 전 민주당 의원과 함께 여성인 남인순 ,김상희 민주당 의원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