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시바의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 업체 브로드컴을 꺾고 SK하이닉스가 속한 한·미·일 연합의 인수가 유력한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19일 일본 일간공업신문에 따르면 도시바는 일본 산업혁신기구와 개발은행, 미국계 사모펀드 KKR, 베인캐피털과 SK하이닉스 등으로 구성된 ‘한미일 연합’을 축으로 반도체 사업 매각 절차 최종 조정에 들어갔다.
이달초까지만 하더라도 유력한 우선협상대상자는 미국 반도체 기업인 브로드컴이 꼽혔다. 브로드컴은 기술 유출 우려가 적은 미국 기업이라는 점과 제시한 인수액도 2조2000억 엔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써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브로드컴에 사업을 매각할 경우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를 지울 수 없다고 판단, 한미일 연합의 인수가 유력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미일 연합’은 특수목적법인(SPC)에 자금을 공동 출자하는 방식으로 도시바를 인수할 계획이다. 이들은 도시바 현 경영진의 경영권 인정을 조건으로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미쓰비시 도쿄 UFJ 은행 4000억 엔 △일본 산업혁신기구 3000억 엔 △정책투자은행 3000억 엔 △미국 사모펀드 KKR 2000억 엔 등을 출자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SK하이닉스와 베인캐피탈이 각각 3000억엔을 출자해 최소 2조엔 이상의 인수 자금을 만들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당초 5조 원 정도를 도시바 인수에 투자할 예정이었으나, 투자규모를 3조 원으로 줄이게 됐다. 현재 구도에서 도시바메모리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SK하이닉스는 전체 지분의 약 15%만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다. 지분인수 규모는 줄었지만 그만큼 자금 부담도 줄고, 인수 가능성은 높아졌다. 무리하지 않는 금액선에서 안정적인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보인다.
이민희 흥국증권 연구원은 “일단 한미일 컨소시엄 형태로 압축되는 것 같다”며 “만일 다른 컨소시엄으로 넘어가더라도, 웨스턴디지털(WD)로 인해 매각작업이 장기간 계속 표류한다고 해도 SK하이닉스에는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