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오피스는 커가는데… 극장·배급사는 왜 ‘한숨’

입력 2017-06-20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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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M·쇼박스·NEW 주가 약세… 해외 배급사 시장점유율 확대 등 걸림돌 많아

2분기 국내 박스오피스는 1분기 대비 양호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국내 극장 및 투자배급사의 수익성은 상대적으로 부진할 전망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4∼5월 합산 박스오피스 수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4.9% 상승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6월 둘째 주에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2분기 국내 박스오피스는 직전분기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다만, 박스오피스 성장에도 국내 극장 및 투자배급사의 수익성은 지난해보다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증권업계는 CJ CGV, 제이콘텐트리, 쇼박스, NEW 등의 종목에 대해 타업종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단기 투자 매력이 제한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국내 투자배급 1위 업체인 CJ E&M은 올해 영화부문 흑자전환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 15일(0.39%)을 제외하고 최근 7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CJ CGV의 주가 역시 4거래일 연속 하락하는 등, 보름 만에 15%가량 떨어졌다. 이외에도 쇼박스, NEW의 주가도 동반 하락세다.

증시 전문가들은 극장 사업자의 경우 양호한 박스오피스 성장에도 불구하고 국내 사업자 간 사이트 점유율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점포 확장에 따른 고정 임차료와 인건비 상승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시각이다. 이남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CGV와 메가박스의 점포 수는 전년 동기보다 11% 증가한 229개로 지난 3년 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면서 “고정 임차료와 인건비도 동반 상승했는데, 영화 비수기인 2분기에는 고정 비용 증가가 매출 총이익 성장분을 상회하면서 영업이익의 역성장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 투자배급사의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도 국내 업체의 수익 부진으로 직결됐다. 지난 1분기 흥행작은 1위 영화 ‘미녀와 야수(500만 명)’를 비롯해 상위 5개 작품 중 4개 영화가 해외 배급사다. 2분기는 전통적으로 해외 영화가 강세를 보이는 시기인 만큼, 박스오피스 성장에도 국내 투자배급사의 부진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지난 2012년 26%에 불과했던 해외 배급사의 점유율은 올해 35%까지 상승했다. 3분기 성수기를 겨냥해 ‘군함도’, ‘택시운전사’, ‘박열’ 등이 잇따라 개봉하지만, 높은 제작비 탓에 흥행에 실패할 경우 큰 폭의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업계 전반적으로 퍼지고 있는 최저시급 인상 및 비정규직 철폐 이슈도 영화 산업에는 부정적 요인이다. 현재 CGV에 근무하는 5000여 명의 ‘미소지기’ 직원들은 무기 계약직 형태로 비정규직 이슈에서는 자유롭다. 하지만, 최저시급이 1만 원까지 가파르게 인상될 경우, 별도기준 실적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이 연구원은 “국내 영화관과 투자배급사 실적은 시장 기대에 부합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3분기 대작 라인업들이 몰려 있어 흥행 여부에 따라 반등이 예상되지만, 지난해 3분기 베이스가 낮지 않아 업황 센티먼트 개선까지 이어질 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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