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은 임기 첫해인 2013년 국회 인사청문 대상자 중 6명 후보자를 야당의 반대 속에 임명 강행했다. 특히 취임 직후 인선에선 현오석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국회 청문 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했고 최문기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윤진숙 전 해양수산부 장관, 이경재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막판 무더기로 전격 임명했다. 연말엔 김진태 전 검찰총장,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임명을 밀어붙였다.
특히 윤진숙 전 장관은 당시 제1야당이었던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부적격 시비가 일었던 후보다. 민주당은 윤 전 장관 임명에 격앙된 반응을 보였지만, 항의 시위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의 윤 전 장관 업무보고를 보이콧하는 수준에서 그쳤다.
그러나 한국당에서 갈라져 나온 바른정당부터 당장 19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 보고서 채택을 논의하기 위한 상임위를 비롯해 국무위원 후보자 청문회 실시를 의결하기 위한 5개 상임위 등을 모두 보이콧한다는 방침이다. 추가경정예산안과 정부조직법안 처리 비협조 의사도 천명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초반 때 야당과 달리, 장관 임명에 대한 반발 대응을 다른 사안에 연계하겠다는 것이다.
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야당은 부실검증 책임을 물어 조국 민정수석 등도 경질 대상으로 지목하고 있다. 한국당 곽상도 의원은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셀프 혼인신고’ 논란 이후 별도 보도자료도 내 “검증이 필요한 건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줄줄이 낙마’가 이어지자 야당 넘어 여당에서도 경질론에 싸였던 박근혜 정부 초대 민정수석이 바로 곽 의원이라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야당 의원들이 집권여당 시절을 까맣게 잊고 문재인 정부 공세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 여당 일각에서 나오는 이유다.
추경 처리도 마찬가지다. 박근혜 정부가 집권 초 17조3000억 원의 추경을 추진하자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지만 결국 처리에 협조해 20일 만에 통과시켰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11조2000억 원으로 편성해 추진 중인 추경은 야당의 반대에 막혀 이달 7일 국회로 넘어온 지 12일이 되도록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