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자수 감소로 고전하고 있는 소셜커머스 티몬이 무리한 마케팅을 벌이다 구설수에 올랐다. 방송과 연계한 마케팅으로 고객의 사이트 유입량을 늘리려다 도리어 이미지 타격만 입었다는 평가다.
티몬은 16일 0시부터 1시간 가량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2 연계 투표를 진행했으나 서버가 폭주돼 접속에 차질을 빚었다. 투표는 1일 1표 방식으로 엠넷과 티몬 사이트에서 동시에 가능했다.
문제는 엠넷 사이트에서는 서버 폭주가 일어나지 않고 정상 접속됐으나 티몬만 어플리케이션과 사이트 모두 서버가 지연돼 네티즌 불만을 불러일으킨 것. 일부 팬들은 “티몬에서 진행한 투표를 무효화해달라”며 고객서비스센터(CS)에 직접적으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티몬 측은 “셧 다운은 아니고 접속자가 워낙 몰리다보니 서버 지연의 형태가 1시간 가량 지속됐고 새벽 1시 이후 사이트 접속이 복구됐다”고 설명했다.
엠넷 관계자는 “엠넷 사이트는 당시 정상 운영됐고, 일부 팬들의 의견처럼 결과를 무효화하는 것은 티몬과 논의해야 할 사항”이라며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로서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트래픽 유입이 폭증하는 시점에 티몬이 라면 5봉을 100원에 판매하는 프로모션도 진행했다”며 “매출 확장을 노려 꿩먹고 알 먹으려다 이미지만 나빠진 경우”라고 지적했다.
최근 온라인쇼핑몰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업계 전체 적자 규모가 1조 원에 달하는 전자상거래 업계는 장기적인 사이트 유입을 가능케 하는 ‘고객 충성도’ 를 가장 주된 목표로 고민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서비스 품질에 대한 고객과의 신뢰도 쌓기가 가장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소비자의 불만에 빠르게 대응하거나 사이트 접근을 용이하게 하는 것도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방안 중 하나다. 그런데 이번 경우에는 이렇다할 대응이 없어 소비자 불만을 더욱 키우고 있다.
무리한 마케팅은 재무적으로도 비효율적이다. 지난해 티몬의 영업손실은 매출 증가세보다 컸던 탓에 비효율적인 마케팅 전략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티몬은 지난해 판매촉진비가 전년 대비 15% 늘어난 307억 원, 광고선전비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302억 원을 지출했다. 그 결과 티몬은 작년 매출이 2035억 원으로 2015년(1958억 원) 대비 3.9%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영업손실은 1418억 원에서 1551억 원으로 9.4% 늘었다.
전자상거래 업계는 올 들어 방문자 수 감소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티몬은 전자상거래 6개 업체(G마켓·11번가·옥션·쿠팡·위메프·티몬)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티몬의 4월 방문자 수는 991만2374명으로, 6개 업체 중 가장 적을 뿐 아니라 보기 드물게 1000만 명대 아래로 추락했다. 2014년 하반기 이후 6대 전자상거래 사이트 가운데 월 방문자 수가 1000만 명을 밑돈 경우는 없었고, 티몬 한 업체만 살펴봐도 900만명대 방문자는 2015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유통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이커머스 기업들이 과거 신선한 마케팅으로 주목받아 왔으나 이제는 마케팅 트렌드를 쫒아 트래픽만 늘리는 방식에 급급하고 있다"며 "이를 벗어나야만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