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는 9일 전체회의를 열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심사경과보고서 채택 건을 논의하려 했으나 야당 반대에 부딪히면서 결국 무산됐다.
이에 정무위는 오는 12일 오후 3시 전체회의를 재소집해 경과보고서 채택을 시도한다는 방침이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물론 바른정당 내부에서도 ‘채택 불가’ 목소리가 커지는 양상이어서 채택 여부는 불투명하다.
정무위원장인 자유한국당 이진복 의원은 이날 회의 무산 뒤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이 김 후보자 인준을 할 수 없다고 강경히 반대해 회의를 진행하기 어려워 시간을 가지려 한다”며 “이날 회의엔 안왔지만 12일엔 한국당이 들어오도록 설득할 것”이라고 회의 연기 배경을 설명했다.
이 의원은 “한국당은 ‘부적격’ 판정 자체도 해줄 수 없다면서 김 후보자 스스로 사퇴하라는 입장”이라며 “여러 가지 더 고민하고 대화해야 할 것들이 있다”고 전했다.
바른정당도 청문보고서 채택에 반대 입장을 밝히며 김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지상욱 의원은 특히 김 후보자가 청문회 과정에서 거짓말을 했다고 문제 삼았다.
지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청문회 때 채용 문제와 관련해 부인이 ‘내 남편은 김상조라고 단 한 번도 얘기하고 다니지 못했다’고 했지만, 부인이 공립학교에 낸 신원진술서를 보면 (남편이) 한성대 교수 김상조라고 써 있다”며 “밝히고 싶지 않았다면 직업란엔 직장인이라고 썼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김 후보자의 전문성은 존중하지만 공정위원장은 도덕성 기반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자리”라며 “그동안 약자코스프레했지만 생각보다 상당히 지능적으로 국민에게 거짓말을 고했다는 점에서 자진사퇴하고 대국민 사과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전체회의에선 김 후보자의 청문보고서와 함께 부인 채용 의혹이 제기된 공립학교에 대한 감사원 감사요구안 의결도 같이 논의될 예정이었다. 국민의당이 전날 감사원 감사청구를 조건으로 김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정하고 더불어민주당도 감사청구 요구를 받아들인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지난 7일에 이어 이날도 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됨에 따라 오는 12일 전체회의 결과도 안갯속에 놓이게 됐다. 다만 김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 시한 역시 12일까지로, 이날 국회 동의를 얻지 못해도 문재인 대통령은 이후 김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