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음성인식 AI(인공지능) 뱅킹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날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신한은행은 삼성전자의 지능형 인터페이스 ‘빅스비(Bixby)’를 이용해 음성 명령만으로 간편하게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음성인식 AI 뱅킹 서비스를 동시에 내놨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바이오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미래형 뱅킹을 모색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공동 개발한 음성기반 지능형 뱅킹 서비스인 ‘신한S뱅크 mini+’를 출시한 상태다. 신한은행이 삼성전자와의 3개월간 공동 작업을 통해 완성한 ‘신한S뱅크 mini+’는 삼성전자의 음성기반 지능형 인터페이스(빅스비)와 바이오 인증 서비스(Samsung Pass)를 결합한 차세대 뱅킹 모델이다.
우리은행도 이달 2일부터 빅스비를 활용해 음성 명령으로 조회·이체·환전 등이 가능한 ‘원터치개인 삼성페이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 서비스는 삼성전자 빅스비를 실행해 고객이 “어머니께 3만 원 보내줘”라고 말하면 생체인증을 거쳐 이체거래 완료까지 음성입력 후 15초도 채 걸리지 않는다.
같은 날 하나은행 역시 음성을 인식해 음성 명령으로 금융거래가 가능한 ‘음성인식 텍스트뱅킹’을 시작했다. 여기에도 삼성전자의 지능형 인터페이스 기술인 ‘빅스비’가 적용됐다. 하나은행이 지난해 7월 삼성전자와 핀테크 부문 전략적 제휴를 맺은 이후, 8월에 삼성전자의 홍채인증 기술을 채택한 ‘셀카뱅킹’ 서비스에 이은 두 번째 성과다.
한준성 하나은행 미래금융그룹 부행장은 “이번에 출시한 ‘음성인식 텍스트뱅킹’은 이종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향후 KEB하나은행이 추진할 인공지능 대화형 금융플랫폼의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사용자 편익 중심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4대 대형 시중은행 가운데 아직 음성인식 AI 뱅킹에 착수하지 않은 KB국민은행은 현재 관련 서비스의 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특히 신한은행은 음성뱅킹 서비스 업그레이드에 이어 손바닥 정맥 인증을 활용한 뱅킹 서비스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이달 중 손바닥 정맥 센서를 활용한 자동화기기(ATM) 서비스를 도입하고, 영업점 업무에까지 바이오 인증을 접목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스마트폰 앱을 터치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사람과 이야기하듯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한 뱅킹 서비스의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로보어드바이저 등 개인별 금융상품 추천 서비스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비(非)금융권 서비스와의 제휴를 통해 생활 밀착형 금융서비스를 계속해서 확장하려는 시중은행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