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3780억 달러를 넘어서며 8개월만에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경제정책발 강 달러를 의미하는 소위 트럼프 트레이딩이 되돌림한 때문이다. 아울러 원화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가 지속되면서 당국이 스무딩오퍼레이션에 나선 때문으로도 추정된다.
이는 외화자산 운용수익과 미 달러화 약세에 따른 기타통화 표시 외화자산의 달러화 환산액 증가 등에 주로 기인했다는 게 한은측 설명이다. 실제 주요 6개국 통화 대상 달러화 지수는 5월중 2.1% 하락했다.
5월 평균 원·달러 환율도 전월대비 7.45원(0.7%) 하락한 1125.28원을 기록했다. 5월17일에는 장중 한때 1114.8원까지 떨어지며 한달 보름만에 최저치를 경신하기도 했었다. 원·달러 평균환율은 지난 2월 40.18원(3.4%) 급락한 이래 4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부문별로는 국채와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 등이 포함된 유가증권이 전월보다 109억4000만 달러 증가한 3502억6000만 달러를 보였다. 반면 예치금은 186억6000만 달러로 전월보다 91억1000만 달러 줄었다.
박성진 한은 국제총괄팀 과장은 “트럼프로 인한 약달러 요인이 컸다. 흔히 일어나는 환율변동에 따라 달러 환산액이 증가했고 운용수익도 꾸준히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9월말 이후 달러강세로 감소했던 외환보유액이 모두 트럼프 당선 이전 수준으로 되돌림하는 모습이다. 주요국 외환보유액도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하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늘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예치금이 급감했지만 4월말 급증에 따른 되돌림으로 특별할 게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4월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8위 수준을 유지했다. 중국이 3조295억 달러로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일본(1조2423억 달러), 스위스(7502억 달러)가 그 뒤를 이었다. 러시아(4010억 달러)와 홍콩(4001억 달러)이 각각 6위와 7위를 기록해 우리보다 앞섰고, 브라질(3749억 달러)과 인도(3733억 달러)가 우리 뒤를 이은 9위와 10위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