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대부업체를 관계사로 둔 OK저축은행이 가계대출을 큰 폭으로 늘리고 지난해 충당금 과다적립에 따른 기저효과로 올해 1분기 순이익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OK저축은행은 순익을 144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1분기(7억 원)보다 20.6배 늘었다. 이는 다른 대형사들 순익이 소폭 늘거나 감소한 것과는 대비된다.
OK저축은행 순익이 급증한 것은 가계대출을 대폭 늘린 것이 주된 요인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기준 OK저축은행은 가계대출 잔액도 가장 많고, 대형사 중에선 가계대출 증가폭도 가파르다.
OK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총 2조4823억 원을 가계에 대출해줬다. 지난해 1분기(1조6445억 원)에 비해 50.9% 증가했다. 이에 전체 대출에서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분기 68.9%에서 73.6%으로 확대됐다.
지난 3월 말부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가 시행된 것을 고려하면 1분기까지는 대출 규제의 효력이 나타나기 전이다.
지난해 1분기 충당금을 과도하게 적립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반영됐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OK저축은행은 2015년 6월 농협은행에서 부실채권(Non Performing Loan·NPL)을 800억 원에 매입했다. 지난해 3월 해당 부실채권 잔액은 500억 원으로 이 중 89억 원을 충당금으로 쌓았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작년 1분기 순익은 7억 원이지만 89억 원 충당금 적립한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96억 원을 기록한 것”이라며 “이후 부실채권을 매각했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작년 1분기 순익만 낮게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외 대형사들은 1분기 순익이 소폭 늘거나 감소하는 데 그쳤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204억 원 순익을 기록해 지난해 1분기(129억 원)보다 58% 늘었다.
반면 한국투자저축은행(-20.2%), HK저축은행(-48.6%), JT친애저축은행(-26.1%), 웰컴저축은행(-29.6%) 등 상위권 저축은행들은 순익이 지난해 1분기보다 감소했다.
웰컴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부실대출인 ‘고정이하여신’ 등 증가로 대손충당금 적립을 많이 한 것이 순익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 회사는 올해 1분기 고정이하여신 금액이 1422억 원으로 전년 동기(1046억 원)보다 증가했다. 이에 충당금도 같은 기간 881억 원에서 1423억 원으로 500억 원 이상 더 쌓았다.
대형사 중 유일하게 가계대출이 줄어든 HK저축은행은 순익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HK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순익이 92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179억 원)보다 48.6% 줄었다. HK저축은행 관계자는 “작년 1분기 부실채권을 매각해 벌어들인 이익이 많았는데 올해 1분기는 그 일회성 이익이 발생하지 않았던 게 결정적인 순익 감소 요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