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이 국무위원 인사청문회에 대한 송곳 검증을 예고하면서 인사 검증에 완벽을 기한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외교·안보, 경제 등 다급한 인선부터 순차적으로 조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청와대와 정치권에 따르면 이르면 이날 중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의 일부 인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각 장차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 절차를 밟고 있어 장관 인선에 앞서 일부 차관 인사 발표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본격화되는 건 내주부터로 예상된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될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면서 29일 임명동의안 본회의 처리에 맞춰 다음 주에는 주요 장관 후보자도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장관급은 여권 인사들이 주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는 민주당에서 보기 드문 대구·경북(TK)에 정치적인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장관에는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이 기용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또 통일부 장관에는 송영길·우상호 의원 등이, 법무부 장관에는 박영선·박범계 의원이, 행정자치부 장관에는 김부겸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는 도종환·유은혜 의원이 거론된다.
청와대 참모진 중에서도 일자리수석과 경제수석, 경제보좌관과 과학기술보좌관 등 주요 수석비서관과 보좌관 인선을 아직 하지 않은 상태다. 또 41개 비서관 자리 중 공식 임명되거나 내정된 자리를 빼고도 20석 이상이나 비어 있다. 하지만 이번 주 들어 민정비서관에 백원우 전 의원이 임명되고 정무기획비서관에 진성준 전 의원, 정무비서관에 한병도 전 의원, 홍보기획비서관에 최우규 전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공보특보, 국정기록비서관에 조용우 전 선대위 공보기획팀 선임팀장 등이 기용을 확정 지으면서 청와대 인선에도 속도가 붙고 있어 다음 주면 비서관과 행정관 인선도 모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강한 야당’을 표방하는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이 인사청문회를 통해 문재인 내각의 현미경 검증에 나서겠다고 벼르면서 청와대는 인물 기용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다만 청와대는 새 정부 출범 보름이 지나도록 내각 구성이 더딘 점을 고려해 순서에 상관없이 검증이 마무리된 인사부터 발표한다는 원칙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우선 차관 인사를 중심으로 인선 작업이 상당히 진행되고 있지만 여러 명을 묶어 함께 발표하려다 보니 시간이 걸리고 있다”면서 “장관, 차관, 청와대 비서진 등 발표 순서를 정해 놓고 있지는 않으며 검증이 완료되는 대로 나간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검증시스템이 24시간 돌아가고 있다”면서 “다만 인사 검증에 완벽을 기하고 있어 발표 직전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인사 공개가 미뤄질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