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견조한 실적을 올린 증권업계가 마케팅 비용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명 광고 모델을 쓰는 TV 광고 대신 온라인 광고 등으로 전환한 것이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국내 상위 증권사 10개사의 1분기 광고선전비는 251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45억 원 감소했다.
업황 개선에 따른 높은 영업실적에도 불구하고 마케팅 비용은 오히려 감소한 셈이다. 에프엔가이드가 추산한 주요 증권사 6개사의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83% 늘어난 4528억 원이다.
개별 증권사 중에선 TV 광고를 일시 중단한 NH투자증권의 비용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NH투자증권의 광고선전비는 지난해 4분기 65억 원에서 1분기 26억 원으로 줄었다. 배우 하정우를 기용한 자산관리 서비스 ‘QV(큐브)’의 TV 광고 집행이 작년 말 완료됐기 때문이다. 대신 NH투자증권은 모바일 증권 서비스 ‘NAMUH(나무)’ 론칭 과정에서 랩퍼 도끼를 기용한 온라인 광고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올 하반기 무렵 재개할 예정인 TV 광고의 모델로는 기존 하정우가 아닌 새 인물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는 전언이다.
지난해 현대증권과의 통합을 마무리지은 KB증권도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작년 4분기 101억 원으로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100억 원대 광고선전비를 지출한 KB증권은 올해 1분기에는 23억 원 줄어든 77억 원을 지출했다.
대규모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한국투자증권도 1분기 17억 원을 지출했다. 이는 전분기(36억 원)의 절반도 채 안되는 금액이다. 회사 관계자는 “WM(자산관리)부 등 각 부서별로 마케팅 전략을 진행하는데 요청된 예산이 전체적으로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대로 연초 이후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친 곳도 있다. 작년 KDB대우증권을 합병한 미래에셋대우는 1분기 46억 원을 집행해 지난 4분기(26억 원)때보다 20억 원 가량 예산을 증액했다. 광고 대행사와의 계약을 통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광고를 진행했다.
삼성증권도 올 1분기 전분기 대비 두 배 가량인 15억 원을 지출했다. 옥외광고와 온라인 마케팅 전략을 병행하는 키움증권도 4억 원 늘어난 17억 원을 썼다. 대신증권은 2억 원 늘어난 24억 원을, 신한금융투자는 1억 원 늘어난 14억 원을 지출했다.
광고선전비 변동 폭이 1억 원 미만인 곳은 메리츠종금증권(3억 원)와 하나금융투자(12억 원)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