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자본감시센터(공동대표 윤영대)는 22일 오전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 등 10명을 뇌물과 횡령, 위계에의한공무집행방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피고발인 명단에는 문제의 술자리에 동석한 노승권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5명, 법무부 검찰국 과장 2명도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지난달 21일 서울 서초구의 한 음식적에서 저녁모임을 가졌다. 안 전 국장은 이 자리에서 검찰 특별수사본부 소속 간부들에게 수고했다는 명목으로 70만~100만 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지검장 역시 검찰국 과장들에게 돈봉투를 줬지만 다음날 돌려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표 등은 "안 전 국장이 제공한 돈은 이 전 지검장 등이 자신과 관련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수사하지 않은 행위에 대한 보답으로 준 뇌물"이라고 주장했다.
또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을 낸 기업들을 뇌물 혐의로 기소하지 않고 대통령만 강요죄로 기소하는 방법으로 공무집행을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검찰 특수본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한 삼성 외에 롯데만 같은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투감센터는 이번 사건을 검찰이 아닌 경찰에 고발했다. 문재인 대통령 지시로 감찰이 진행 중이지만, 검찰이 동료를 제대로 조사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그동안 윤 대표 등은 진경준 전 검사장과 넥슨의 수상한 거래 등을 문제삼아 검찰에 수사를 의뢰해왔다. 이들은 우병우 라인으로 분류되는 김주현 전 대검 차장, 최윤수 국정원 2차장, 윤갑근 대구고검장, 윤장석 검사 등에 대해 검찰에 재고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법무부·대검찰청 합동감찰반(총괄팀장 장인종 법무부 감찰관)은 19일 이 전 지검장 등 10명에게 경위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감찰반은 △격려금의 출처와 제공 이유 △격려금의 지출과정이 적법하게 처리됐는지 여부 △청탁금지법 등 관련 법령 위배 여부 △법무·검찰의 특수활동비 사용체계 등을 점검한 뒤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보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