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신임 프랑스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새 정부 총리로 에두아르 필리프(46) 르아브르 시장을 임명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알렉시스 콜러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마크롱 대통령이 필리프 시장를 총리에 지명한다고 밝혔다. 다만 지명 배경이나 이유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필리프 신임 총리는 공화당(중도우파) 소속 의원이자 프랑스 서북부 센마리팀주(州)의 르아브르 시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필리프 시장은 올해 46세로 젊은 정치인으로 분류돼 기성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거부감을 피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마크롱은 앞서 수십년간 프랑스를 병들게 한 기존 좌우 정치시대를 끝내겠다며 1년 전 중도 신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 (전진하는 공화국)’를 창당, 대통령 당선까지 거머쥐었다. 대통령에 오른 현재 레퓌블리크 앙마르슈는 원내 의석이 하나 없다. 이 때문에 총리 지명에서 우파에서 중도 좌파까지 폭넓게 하마평이 돌기도 했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지 않은 필리프 신임 총리는 마크롱과는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과 국립행정학교(ENA·에나) 동문으로 소위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노동 유연화와 기업규제 완화 등 마크롱 대통령과 경제·사회정책에 있어 의견이 비슷한 것으로 평가된다. 필리프 시장은 공화당원으로 공화당 내 온건 중도파이자 알랭 쥐페 전 총리와 친분이 두텁다.
마크롱 대통령이 야당인 공화당 정치인을 총리로 지명한 것은 내달 11일과 18일 치러지는 총선을 앞두고 공화당 의원들을 최대한 자신의 신당으로 끌어오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마크롱의 신당은 공화당 쥐페 전 총리 계열 의원들을 영입하고자 치열한 물밑 접촉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크롱은 임기 5년간 안정적으로 정책을 수행하려면 이번 총선에서 최대한 많은 의석을 확보해야 한다. 마크롱은 이를 위해 577개 선거구 대부분에 레퓌블리크 앙마르슈 소속 후보를 세워 과반수를 획득한다는 목표지만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마크롱의 신당이 총선에서 근소한 차이로 공화당이 제2당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