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우며 고공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은 코스피가 큰 폭으로 오른 지난 1년간 큰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입어 대조된다.
8일 코스피는 2292.76으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점을 경신했다. 1년 전 삼성전자가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대세 상승’을 시작했던 지난해 5월 9일(1967.81)과 비교할 때, 16.51%(324.9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코스피가 시중은행 예금금리의 10배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1243조4950억 원에서 1487조3213억 원으로 243조8263억 원(19.61%)이나 증가했다.
코스피 상승에 힘입어 국내 증시에 투자한 외국인 투자자도 짭짤한 수익을 거뒀다.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사들인 10개 종목의 평균 주가수익률은 24.46%였다. 이 같은 수익률은 특히 113.51%와 70.55%의 상승률을 각각 기록한 SK하이닉스와 하나금융지주의 역할이 컸다. 또한 LG전자(29.41%), NAVER(24.26%), 신한지주(24.00%), POSCO(22.32%) 등의 주가 상승률도 코스피 상승률을 웃돌았다. 외국인이 많이 사들인 10개 종목 중 주가가 하락한 것은 3개뿐이다.
기관투자자의 성적표는 더 좋다. 기관투자자의 순매도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주가수익률은 36.22%에 달했다. 기관 순매수 상위 10종목 가운데는 8개 종목이 플러스 수익을 냈다. 주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우(71.23%), KB금융(59.7%), 현대중공업(57.14%), 삼성전기(51.49%) 등의 주가가 크게 올랐고 롯데케미칼(20.58%)도 시장 수익률을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코스피 지수 상승률과 비교했을 때 기관과 외국인 모두 시장 전체 평균 수익률을 웃돌았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상승장에도 불구하고 홀로 손실을 입었다. 개인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인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24.92%로 기관투자자와 비교할 깨 60%포인트가 넘는 수익률 차이를 기록했다. 특히 개인의 순매수 10개 종목 중 플러스 수익을 낸 종목은 한 개도 없었다. 특히 한미약품(-38.99%), 현대상선(-36.33%), 현대위아(-31.67%), 한국전력(-25.53%), OCI(-25.74%), 기아차(-23.77%), 아모레퍼시픽(-21.74%) 등의 낙폭이 컸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처럼 같은 시장 내에서도 수익률 차이가 벌어진 원인이 투자 주체 간의 ‘정보 비대칭’에 있다고 지적했다. 정보력이 뒤쳐지는 개인투자자들이 상투를 잡고 빠져나올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잦다는 것.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개인들은 체계적인 기업 분석과 위험 관리 노하우를 갖추고 있지 않아 손실을 보기 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