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행장이 지난달 23일부터 29일까지 5박 7일간 영국, 프랑스 등 기관투자자들과 만나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한 후 외국인 매수세가 증가했다.
4월 들어 큰 변화가 없었던 우리은행의 외국인 지분은 이 행장이 출국한 다음 날인 4월 24일 25.61%에서 지난 4일 25.95%로 0.34%포인트 증가했다. 이 기간 외국인은 약 330만 주를 순매수했다.
이에 힘입어 우리은행의 주가는 지난 4일 종가 기준 1만51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이 행장의 해외 IR 효과는 지난해에도 입증된 바 있다. 이 행장은 지난해 2월 처음으로 영국, 독일 등에서 9박 11일간 31곳의 기관투자자를 만나 우리은행의 실적과 경영 비전을 소개했다. 당시 우리은행의 민영화를 앞둔 만큼 이 행장의 행보에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이 행장이 출국한 지난해 2월 16일 21.29%였던 외국인 지분은 해외 IR가 끝난 후인 3월 2일 21.89%까지 증가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이 행장은 이후에도 미국, 일본 등을 돌며 우리은행 민영화의 전제 조건이었던 주가 부양을 위해 노력했다.
금융권에는 이번 해외 IR 등으로 인한 주가 상승은 우리은행에 대한 정부의 보유 잔여 지분 매각에 청신호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말 한화생명 등 7개 과점주주에게 우리은행 지분 29.7%를 매각했다. 남은 21.37%의 지분은 주가를 올린 뒤 매각해 공적자금 회수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정부가 우리은행에 투입한 12조8000억 원의 공적자금 중 미회수분은 약 2조600억 원이다. 남은 공적자금을 모두 회수하려면 주당 약 1만4300원은 받아야 한다. 우리은행 주가는 이미 공적자금 회수를 위한 주당 하한선을 뛰어넘은 셈이다.
정부는 우리은행의 주가가 오를수록 공적자금 회수 후에도 주식 처분에 따른 매각이익이 커지는 만큼 잔여 지분 입찰 시 가능한 많은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의 한 관계자는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우리은행의 잔여지분을 매각한다는 입장”이라며 “이번 잔여 지분 매각 때에는 가급적 많은 해외 투자자가 우리은행 주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