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ㆍ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 병원 향해 총격…일일이 병실검문도”

입력 2017-05-0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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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병원은 최근 5·18 당시 전남대병원 의료진의 증언집 ‘5·18 10일간의 야전병원’이라는 책을 펴냈다.(사진제공=전남대병원)
▲전남대병원은 최근 5·18 당시 전남대병원 의료진의 증언집 ‘5·18 10일간의 야전병원’이라는 책을 펴냈다.(사진제공=전남대병원)

‘5ㆍ18민주화운동’ 당시 전남대학교병원도 계엄군의 무차별 사격과 강압 수색이 진행된 진압 대상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전남대병원이 최근 발행한 5ㆍ18 당시 전남대병원 의료진 28명의 증언집 ‘5ㆍ18 10일간의 야전병원’이라는 책에 실려 있다.

당시 마취과 레지던트였던 유경연 전남대의대 명예교수는 증언집에서 “계엄군은 병원 담 쪽을 에워싸더니 일제히 총격을 가했으며, 이후 안으로 들어와 일일이 병실을 검문했다”며 “날이 밝아 확인한 결과 당시 임시숙소로 사용한 11층 병실의 유리창 대부분은 총격에 깨졌다”고 밝혔다.

유 명예교수는 “당시 병원 옥상에는 시민군이 설치한 기관총이 있었으며 계엄군이 그곳을 향해 쏜 것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11층을 향한 것으로 느꼈다”고 덧붙였다.

책에 따르면 당시 전남대병원 의료진은 1980년 5월 27일 새벽, 계엄군이 병원을 향해 사격했고 이후 총을 들고 병원에 들어와 병실마다 위협적인 수색도 펼쳤다고 증언했다. 전남대병원은 당시 광주에서 가장 큰 종합병원이었으며, 전남도청과 인접해 있어 많은 부상자가 치료를 받던 곳이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전남대병원 의료진이 환자를 돌보고 있다.(사진제공=전남대병원)
▲5·18민주화운동 당시 전남대병원 의료진이 환자를 돌보고 있다.(사진제공=전남대병원)

당시 임상병리과 레지던트였던 서순팔 현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군인들이 복도를 거닐면서 확성기를 통해 ‘너희들은 포위됐다. 투항하라’고 소리쳤다”며 “당시 검사실에 있었던 우리는 손을 들고나갔고, 군인들은 검사실 안을 샅샅이 수색했다”고 회고했다.

전남대병원 측은 “증언집이 5ㆍ18의 원인 중 하나인 계엄군의 과잉진압이 시행됐다는 사실과 함께, 전쟁 중이라도 적의 의료시설은 공격하지 않는다는 국제적인 관례마저도 무시한 비인도주의적 진압사례였음을 입증한다”고 설명했다.

전남대병원이 1일 발표한 5ㆍ18 당시 진료기록부ㆍ수술대장ㆍ마취장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계엄군의 집단발포로 치료받은 환자는 총 223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총상 환자가 91명(40.8%)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구타 58명(26%), 교통사고 24명(10.8%), 기타(최루탄, 폭약, 낙상, 자상 등) 50명(22.4%)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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