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기자회견에 성소수자 단체가 난입, 문 후보 발언에 사과를 요구하며 거세게 항의했다. 전날 문 후보는 4차 TV토론에 나서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구지역행동 네트워크'와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 행동' 관계자 등 10여명은 26일 문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천군만마 국방안보 1천인 지지선언 기자회견'에서 기습적으로 나타나 "누군가의 존재를 삭제하는 것이 적폐청산인가"라고 외치며 문 후보의 사과를 요구했다.
지구지역행동 네트워크 활동가인 나 영씨는 기자들에게 문 후보의 '군 동성애 문제' 발언과 관련, "국방력 약화를 걱정하면 방산비리를 청산하라"면서 "동성애자의 존재들 때문에 국방력이 약해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들의 시위를 지켜봤으나 답을 하지 않고 참모들과 경호원들에 둘러싸인 채 무거운 표정으로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시위를 벌인 단체 회원 중 13명은 현장에 있던 국회 경비대 소속 경관에 의해 경찰서로 연행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국회는 집시법상 집회가 금지된 장소다. 이에 문 후보 측에서는 이들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보도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진보층을 중심으로는 전날 문 후보의 동성애 관련 발언에 반감을 드러내는 것도 사실"이라며 "앞으로 행사에서 관련 단체들이 계속 반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날 문 후보는 대선후보 4차 TV토론에서 "동성애에 반대하느냐"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물음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이어 "군에서 동성애가 굉장히 심각하다. (동성애가) 전력을 약화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홍 후보의 물음에도 "그렇게 생각한다"면서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