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사회의 양대 산맥인 EPB(경제기획원)와 모피아(재무부)의 힘겨루기를 문재인ㆍ안철수 두 후보 캠프에서도 볼 수 있을 듯하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는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을 경제특보로 영입했다. 그는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금융정책국장 시절 론스타에 외환은행을 헐값 매각했다는 시비에 휘말렸다가 4년 법정 공방 끝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 사건 이후 관가에서는 ‘변양호 신드롬’이란 신조어가 생겨났다.
또한, 안철수 후보측은 기획예산처 장관을 지낸 장병완 의원을 총괄선거대책본부장으로 두고, 지난 16일엔 기획재정부 차관을 지낸 허경욱 전 OECD 대사를 경제살리기특위 위원장으로 영입했다.
행정고시 22회로 공직에 입문한 허경욱 위원장은 재정경제부 국제기구과, 금융협력과, 국제금융과장 등 역임한 후 IMF 선임 이코노미스트로 파견 근무를 하는 등 공직 경력 대부분을 국제금융부문에서 보냈다. 이후 노무현 정부에서는 환율 정책을 책임지는 국제금융국장, 국제금융차관보를 거쳤고, 이명박 정부 출범 후에는 청와대 국정과제비서관, 기재부 1차관, OECD 대사 등을 역임했다.
또 국민의당은 재정경제부 조세지출예산과장, 국세청 개인납세국장, 광주지방국세청장 등을 역임한 임성균 세무법인 다솔 회장을 경제살리기특위 부위원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문재인 후보 캠프에도 재정부 출신들이 대거 포진해있다.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진표 의원을 비롯해 지난 2월 문재인 캠프에 합류한 국세청장 출신 이용섭 전 의원이 비상경제대책단장 겸 경제특보를 맡고 있다. 이 단장은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 10년 동안 재정경제부 세제실장, 관세청장, 국세청장, 행정자치부 장관, 건설교통부 장관 등 역임한 세제통이다.
참여정부 때 기획예산처 장관과 정책실장 자리를 모두 지낸 박봉흠ㆍ변양균 전 장관도 문 후보를 돕고 있다.
재정경제부 경제협력국 개발전략심의관,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대책본부 전략기획단장 등을 지낸 안광명씨도 최근 문 후보 쪽에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