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61) 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은 사심 있는 사람이 아니다. 모욕적으로 몰고 가지 마라"며 편을 들었다. 자신이 운영하는 플레이그라운드나 더블루케이에 대기업 일감을 몰아달라고 박 전 대통령에게 부탁한 적도 없다고 했다.
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의 심리로 17일 진행된 최 씨와 안종범(59)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27차 공판에서 최 씨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진행했다.
검찰이 박 전 대통령과의 공모관계를 묻자 최 씨는 발끈했다. 그는 "재단 설립 이후 박 전 대통령이 대기업의 총수와 개별 면담한 걸 아냐"라고 검찰의 질문에 "모른다. 왜 공모라는 거냐. 공모 증거가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최 씨의 부탁으로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과 최태원 SK 회장과 독대 자리에서 플레이그라운드 회사소개서 등을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에게 플레이그라운드와 더블루케이 일감 몰아주기 등을 요구한 것은 본인과 의견 교환했기 때문 아니냐"고 최 씨에게 재차 물었다. 그러자 최 씨는 "그런 적 없다. 대통령을 그런 식으로 몰고 가지 말라"며 "대통령에게 확인한 사항이냐"고 검찰에게 쏘아붙였다.
최 씨는 박 전 대통령에게서 '재단이 잘 돌아가는지 살펴봐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다만 그는 "제가 (박 전 대통령의 말을) 확대해석했다. 앞에 나서서 해달라고 할 분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조력자로서 40년 지기로 그렇게 했다"며 "제가 딸 보러 독일로 가야 하니 급한 마음에 열정적으로 고영태나 차은택의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어 불상사가 일어났다"고 사과의 말을 전했다.
최 씨는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의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증거를 대라"며 짜증을 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은 사심 있는 사람 아니다. 이 나라에서 뽑은 대통령인데 모욕적으로 몰고 가면 안 된다"며 반발했다.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 관련자들이 혼자 살기 위해 박 전 대통령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