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O를 만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변화하지 않는 기업 서든데스 할 수 있다”

입력 2017-04-1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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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 계열사 CEO 50대로 ‘세대 교체’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이 2015년 8월 하이닉스 이천M14 반도체 공장 준공을 앞두고 생산설비 가동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 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이 2015년 8월 하이닉스 이천M14 반도체 공장 준공을 앞두고 생산설비 가동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 SK그룹

“현 경영 환경에서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서든 데스(돌연사)할 수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6월 확대 경영회의에서 ‘서든 데스’ 발언을 하며 위기의식을 내비쳤고, CEO세미나에서는 “혁신과 지속 성장을 위해 기존 사업과 조직,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자”고 강력한 혁신 의지를 강조했다.

강력한 혁신을 예고한 후 그는 ‘2017년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통해 수펙스추구협의회 위원장과 주력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모두 50대로 채우는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했다. SK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는 지난 3년간 조직을 이끌어온 김창근 부회장을 대신해 SK㈜의 조대식 사장(57)이 선임됐다.

에너지·화학위원장을 맡게 된 김준(56) 사장과 ICT위원장에 선임된 박성욱(59) 부회장, 글로벌성장위원장에 유임된 유정준(55) 사장도 모두 50대다. 커뮤니케이션위원장인 박정호(54) 사장과 인재육성위원장인 서진우(56) 사장도 마찬가지다. 사회공헌위원장에 선임된 최광철(62) SK건설 사장을 제외하면 수펙스추구협의회 위원장들을 모두 50대로 바꾼 셈이다.

또한 SK그룹의 3대 계열사는 일제히 새해 벽두부터 대규모 투자 단행 계획을 밝히며 공격적 행보를 이어갔다. 종합정유회사 SK이노베이션은 3조 원, 반도체기업 SK하이닉스는 7조 원, SK텔레콤은 3년간 약 11조 원에 달하는 투자를 약속했다.

2004년 그룹 회장을 맡은 이후 최 회장은 에너지·화학 중심의 비즈니스만으로는 성장이 정체하다 고사(枯死)하는 슬로 데스(Slow Death)에 직면할 수 있다며 새로운 성장동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후 매물로 나와 있던 하이닉스의 인수를 추진하면서 강력한 글로벌 수출 동력을 확보했다.

SK하이닉스 편입 효과는 생각보다 컸다. SK그룹 내 ICT 계열사들의 성장세가 더욱 뚜렷해진 것이다. SK하이닉스 편입 첫 해인 2012년 9조5000억 원이던 ICT 계열사 수출은 2014년 16조2000억 원, 2016년 17조 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재계에서는 SK그룹의 성과는 기존 에너지·화학 중심의 수출동력에서 하이닉스를 인수하는 등, ICT 사업을 꾸준히 키워온 최 회장의 결단이 큰 몫을 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최근 SK는 반도체뿐만 아니라 그룹의 ICT 계열사 간 4차 산업형 사업 모델을 경쟁적으로 출시하면서 포스트 반도체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 사업에 주력하기 위해 이달 초 CEO 직속 AI사업단을 독립조직으로 출범시켰다. 또한 5G와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자율주행차에 적용한 커넥티드카, 차세대 보안솔루션 ‘양자암호통신’, 스마트홈 등 전통 통신 영역에만 국한하지 않는 융합형 ICT 서비스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SK㈜ C&C는 IBM 왓슨 기반의 인공지능 에이브릴을 중심으로 국내 의료 분야에 진출한 데 이어, IoT부터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핵심 기술 기반을 모두 갖추고 4차 산업 혁명을 이끌 대표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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