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올해 신설한 ‘사이버 얼럿(Cyber Alert·경보시스템)’ 제도가 이상급등현상 종목들의 주가 안정화로 직결되며 투자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거래소 투자자보호부에 따르면 전일 기준 사이버 얼럿 종목으로 지정된 회사는 총 32곳이다. 이 중 30개 기업이 해명 공시 후 최대 60% 이상 주가가 하락, 이상급등현상을 완화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사이버 얼럿은 거래소가 주가 변동으로 인한 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해 집중관리체계를 구축하면서 도입한 제도다. 사이버 얼럿 대상 기업으로 선정되면 금융감독원을 통해 관련 루머와 연관성을 밝혀야 한다. 특히 조기 대선 국면과 4차 산업혁명 열풍으로 관련 테마주의 주가 등락이 두드러졌고, 이들 기업의 주가를 안정화시키는데 사이버 얼럿 제도가 유용하게 활용됐다는 분석이다.
SG충방은 지난 2월 “안희정과 연관성이 없다”는 공시 후 10일까지 61.32%의 주가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문재인 테마주’로 지목된 바른손(-37.36%), 우리들휴브레인(-24.72%) 등이 지난 3월부터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었다. 4차 산업혁명 열풍에 크게 주가가 올랐던 아남전자는 지난 3일 삼성전자 ‘갤럭시S8’ 출시와 연관성을 부인한 후, 일주일 새 41.64%의 주가 하락률을 기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제도가 자본시장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정화 작용을 하고 있는데 의의가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대다수 피해자들이 개인 투자자에 집중된 만큼, 투명한 기업정보 공개를 제도화했다는 평가다.
다만, 일각에서는 주가가 급등한 상황에서 단기간 하락을 유도해 또 다른 피해를 양산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거래소 측은 이상급등을 조기에 안정화시키는 것이 급등 후 생길 수 있는 더 큰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남찬우 거래소 투자자보호부장은 “투자자들이 종목을 알고 접근하는 것과 모르고 접근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라며 “대다수 테마주는 재무구조도 취약한 기업이 많다. 실질적으로 좋은 기업에 자금이 들어가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자본시장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