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25일만에 최고치(원화약세)를 경신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가 강세를 보인데다 한반도 전쟁 가능성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불거진 탓이다. 수급적으로는 네고(달러매도)가 있었지만 역외 비드(달러매수)가 이를 모두 흡수하는 분위기였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매도에 나선 점도 원화약세에 힘을 보탰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을 좌우했다고 전했다. 주식시장 약세와 외국인 자금이탈 우려, 그리고 배당금 송금 기대까지 겹쳤다는 분석이다. 북한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리스크가 당분간 장을 좌우하겠지만 추가 상승모멘텀도 마땅치 않다는 반응이다. 단기고점으로 1145원에서 1150원을 제시했다.
주말사이 역외환율은 상승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36.5/1137.5원에 최종 호가돼 전일현물환 종가(1134.5원) 보다 2.85원 올랐다.
재정환율은 100엔당 원화환율은 0.6원 상승한 1026.14원을 기록했다. 이는 1월24일 1031.68원 이후 2개월보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8.41포인트(0.86%) 떨어진 2133.32를 기록했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540억3900만원어치를 매도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주말사이 미·중 정상회담이 큰 소득없이 끝난데다 시리아 공습과 미국 항공모함의 한반도 접근 등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졌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매도도 많았고 코스피도 일정부문 약세로 돌아섰다. 다만 1140원 위에서는 매도 세력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 관련 리스크가 커졌다. 트럼프에 대한 불확실성도 작용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이탈 우려와 함께 기업 배당금 지급 예정에 따른 결제수요 기대감도 크다”면서도 “추가 상승을 위한 모멘텀도 마땅치 않다. 단기적으로는 1145원에서 1150원이 상단이지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도 “글로벌 달러 강세 분위기에다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부각하면서 1140원대로 올라섰다. 장중 1143원까지 올라 그간의 하락갭을 채웠다. 네고도 있었지만 강한 오프쇼어쪽 비드에 물량을 다 받아가면서 원·달러가 오르는 분위기였다”며 “갭을 채웠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25엔 오른 111.32엔을, 유로·달러는 0.0005달러 떨어진 1.0584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