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외환보유액이 3750억 달러를 회복하며 6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글로벌 달러 약세에 따른 원화강세(원·달러 환율 하락)가 2개월째 이어지면서 이를 저지하기 위해 시장개입에 나섰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박성진 한은 국제총괄팀 과장은 “미국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나타난 달러 약세로 여타통화가 강세를 보였다. 이들의 달러화 환산액이 증가한 것이 주요 요인 중 하나”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작년말 기준 전체 외환보유액에서 미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70.3%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는 점에서 설명력이 다소 부족해 보인다. 또 주요 6개국 통화를 대상으로 하는 미 달러화지수는 3월중 0.8% 하락한데 반해, 유로화와 엔화는 각각 0.9%씩 절상(강세)되면서 달러화 약세와 여타통화 강세 비율이 유사했기 때문이다.
3월중 원·달러 평균환율은 전달대비 0.9%(10.15원) 하락(절상)한 1134.77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1125.28원 이후 5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2월에도 3.4%(40.18원)나 급락한 바 있다.
결국 한은은 연이은 원화 강세를 저지하기 위해 일부 개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4월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을 앞두고 개입규모를 확대하진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부문별로는 국채와 정부기관채 등에 투자한 유가증권이 3403억7000만 달러로 전달보다 18억7000만 달러 늘었다.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0.7%로 전월 90.5%에서 늘었다. 반면 예치금은 전달대비 5억 달러 감소한 254억6000만 달러(6.8%)를 기록했다. 이어 금 47억9000만달러(1.3%),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29억3000만 달러(0.8%), IMF포지션 17억5000만 달러(0.5%) 순이었다.
2월말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대만(4377억 달러)과 러시아(3973억 달러), 홍콩(3905억 달러)에 이어 세계 8위 수준을 유지했다. 세계 1위는 중국으로 3조51억 달러를, 2위는 일본으로 1조2323억 달러를 각각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