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외환보유액 중 외화자산에서 미국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70%를 넘기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공사(KIC)와 국제적인 자산운용사에 맡기는 위탁자산 비중도 18%를 기록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8년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특히 외화자산에서 차지하는 미 달러화 비중은 70.3%로 전년보다 3.7%포인트 늘었다. 미 달러화 비중은 2012년 57.3%를 기록한 이래 4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이는 미 연준(Fed)의 정책금리 인상 기대 등에 따라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데 따른 베팅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이정 한은 외자운용원 부원장은 “미국은 금리 인상기조를 유럽 및 일본 등 여타국가는 완화기조를 보이는 등 통화정책 차이로 미 달러화 강세에 대한 전망과 기대가 굉장히 높아졌다”며 “이런 기대에 부응해 달러화 비중을 늘렸다. 이는 달러화가 유동성과 안정성이 뛰어난데다 지금은 금리도 높아 수익성까지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외화자산을 자산별로 보면 현금성자산이 4.7%, 직접투자자산이 77.3%, 위탁자산이 18.0%를 차지했다. 특히 위탁자산 비중은 2008년 18.1% 이후 가장 많았다.
상품별로는 정부채가 전년대비 1.2%포인트 확대된 36.9%를 기록했다. 주로 KIC에 위탁운용되는 주식 비중은 1.4%포인트 늘어난 7.7%로 역시 사상최대치를 보였다. 반면 정부기관채와 회사채 비중은 각각 21.0%와 14.8%에 그쳤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1.7%포인트와 1.6%포인트씩 축소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은은 세계 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의 상·하방 리스크 확대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고유동성 안전자산인 정부채 비중을 늘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