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실패가 세 번째 성공의 밑거름이 된 셈이죠.”
지난달 30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윤정섭 대표는 최근 벤처투자자들의 이목을 끈 시장조사 스타트업 ‘미띵스(METHINKS)’의 창업 계기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본엔젤스, 캡스톤파트너스 등이 미띵스에 총 8억5000만 원의 초기 투자를 진행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네이버 창업 멤버이자 사회적기업 베어베터의 김정호 대표, 김범수 카카오 의장, 한게임 창업 멤버이자 마음골프의 문태식 대표 등 굵직한 이름들은 이미 그전에 미띵스의 성공에 베팅을 마쳤다. 미띵스는 기업이 영어권 국가 소비자 대상 시장조사가 필요할 때 화상 채팅을 이용한 타깃 조사 대상자를 찾아 인터뷰를 매칭해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띵스를 설립한 윤정섭 대표는 2013년부터 실리콘밸리에서 게임 관련 스타트업을 두 번 창업했다가 실패한 경험을 갖고 있다. “게임을 개발할 당시 타깃 이용자층을 분석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어요. 다른 스타트업들 중에서도 시장조사 수요는 굉장히 많은데 타깃층을 찾아내고 조사할 방법이 없어 곤란해 하더라고요.” 창업 과정에서 겪었던 좌절은 고스란히 세 번째 창업의 소재가 됐다. 신시장 진출이나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는 비즈니스를 위해 원격으로 피실험자를 모집하고 비디오 채팅 형식으로 이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시장 조사 플랫폼을 만들기로 결심한 것이다.
앱이나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인 비즈니스들은 보통 잠재적 소비자 그룹을 대상으로 수차례의 서비스 테스트와 시장 분석 단계를 거친다. 문제는 정성적 조사를 진행하는 비용 자체뿐만 아니라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소비자층을 발굴하는 데 시간과 돈이 매우 많이 든다는 점이다. 윤 대표는 “기존에 일일이 발품을 파는 방식을 사용하면, 10명의 타깃 이용자를 찾아 조사를 진행하는데 기간은 3~4주, 비용은 최대 5만 달러까지 들 수 있다. 반면 미띵스를 이용하면 이 비용이 90% 이상 절감되고 기간도 일주일이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비결은 미띵스의 이용자 데이터베이스에 있다. 윤 대표는 “미띵스는 모바일을 통해 수시로 이용자 리크루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미 미국 전역에 약 1만5000여 명의 이용자가 미띵스 DB에 자신들의 정보를 등록했다. 이용자들은 자신의 의견을 비즈니스에 전달하면서 서비스를 개선하는 보람도 얻고 적지 않은 수입도 얻게 된다. 그는 “최초 이용자를 모집하는 게 어려웠지 그 이후는 입소문만 타고도 등록을 원하는 이용자들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런 유저 풀을 기반으로 미띵스는 이미 32개사 클라이언트의 시장 조사를 도울 수 있었다. 비보(VEVO), 엠제트(MZ)와 같은 글로벌기업들도 미띵스를 애용하는 클라이언트다. 윤 대표는 “최근 해외에 제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하려고 현지 시장 반응을 살피려는 한국 클라이언트가 많아지고 있다”며 “원격으로 정성적 시장 조사를 수행하는 플랫폼이 유일무이하다 보니 한국 기업뿐 아니라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이 시장 조사를 의뢰해 온다”고 설명했다.
미띵스는 올해 안에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과 남미로 이용자 모집을 확장해서 이들 시장에서도 비즈니스들이 리서치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윤 대표는 “이미 음악이나 게임, 모바일앱 등 소비재 기업뿐만 아니라 VC나 로펌 등의 기업들로부터의 의뢰도 들어오고 있다”며 “이용자나 클라이언트를 전 세계로 확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들을 클라이언트로 포괄하는 플랫폼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