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척지다 아시아나 찍힐라… ‘딜레마’ 빠진 박삼구

입력 2017-03-29 10:56 수정 2017-03-2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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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금호타이어 조건부 검토’에 반발했지만 채무계열 얽혀있어 ‘소송 나설땐 불이익’ 우려 목소리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매각에 관해 법적대응에 나설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도 KDB산업은행의 주채무계열로, 구조조정1실의 관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금호그룹 내부에서는 소송에 나서면 아시아나항공에 불이익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렇다고 소송을 포기하면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한다.

주채무계열이란 금융권 전체 대출 중 총 신용공여액이 0.1% 이상을 차지해 특별관리가 필요한 대기업 그룹을 주채권은행(해당 기업의 주된 거래은행 또는 신용공여액이 가장 많은 채권은행)이 통합 관리하는 제도다. 주채무계열로 선정되면 채권은행들이 해당 그룹에 대한 재무구조를 평가한다. 만일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부실징후기업으로 판정되면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일종의 MOU)'을 체결해 부채비율 200% 이하 감축계획, 계열 전체의 구조조정 사항, 기업 지배구조개선 계획 등 강도 높은 자구계획 노력을 해야 한다.

금호그룹은 2009년 12월 말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산업은행이 관리하고 있다. 주채무계열로 지정된 대기업 중 유동성 위기가 심각한 경우는 ‘구조조정실’로 이동한다. 금호그룹은 워크아웃을 신청한 2009년 12월부터 구조1실이 담당 중이다. 워크아웃이나 자율협약을 졸업해도 계열 리스크가 남아있으면 구조실에 남게 된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마찬가지다. 여신 비중이 가장 높은 채권단은 산업은행이다. 2010년 자율협약을 개시해 2014년 졸업했지만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이 689.86%에 달한다.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아시아나항공 등 워크아웃을 졸업한 계열사들이 여전히 구조실(1실)에 남아있는 이유다.

재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산업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기업이 없고, 그 의미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면서도 “산은 관리를 받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에 불똥이 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박 삼구 회장이 28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산업은행과 싸움붙이지 말라”며 다소 물러선 태도를 보였던 것도 이런 맥락으로 읽힌다.

산업은행은 금호그룹의 우려를 일축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대선 정국을 이용해 금호타이어는 호남 기업, 나아가 박 회장이 가져가야한다고 어필하는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은 에비타를 감안하면 부채 비율이 커 산업은행이 아니면 금호그룹 계열에 차입금을 내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이 소송을 앞두고 고민하는 또 다른 이유는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현재 산업은행을 압박할 수 있는 카드는 매각 중지 가처분 신청, 상표권 분쟁 두 가지로 요약된다. 앞서 쌍용양회 매각 당시 2대 주주인 태평양시멘트가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압박했지만 결국 거래는 문제 없이 종료됐다. 매각 중지 가처분 신청은 길어야 40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항소 및 상고를 거쳐도 두 달이면 마무리된다.

상표권 사용 문제에 대해 산업은행은 지난 24일 주주협의회에서 “금호산업 이사회가 제3자에게 상표권 사용을 허락하는 공문을 산은에 보내왔기 때문에 문제가 안 된다”고 말한 바 있다. 금호그룹은 “전제 조건이 있다”며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말하지만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큰 문제가 안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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