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금융지주사 전환 올해 넘길듯

입력 2017-03-29 09:51 수정 2017-03-29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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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이 연내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우리은행이 지난해 하반기 때 ‘2017년 경영전략’을 마련할 당시 전혀 예상치 못한 현직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조기 대선 변수가 발생하면서, 올해 상반기 내 금융지주사 인가 신청을 하기 어려워진 데다 승인 여부에 대한 결정권이 차기 정부로 넘어가게 됐기 때문이다.

29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아직까지 당국에 지주사 전환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당초 이르면 이달 중 지주사 예비인가 승인 신청을 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늦춰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은행 민영화 1기 경영진이 출범한 후 처음 열리는 다음 달 임시 이사회 의결 안건에도 ‘지주 전환 신청에 관한 건’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가 신청서 제출이 늦어지는 것은 5월 9일 실시될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고려해야 할 외부 변수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다음 정부에서 금융감독체계 재편 이슈가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조직 개편 대상이 된 금융위원회 입장에서 볼 때 우리은행의 지주 승인은 정책적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상태다. 또 금융당국 수장 교체도 예견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등 시급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면서 “16년 만에 민영화를 끝낸 우리은행의 지주 복귀까지 서둘러야 할 필요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대안으로 예비인가 없이 본인가로 직행해 심사기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살피고 있다. 예비인가 및 본인가를 거치면 예비인가에 60일, 본인가에 30일이 각각 소요돼 본인가 취득에 총 90일이 걸리나 예비인가를 생략하고 곧바로 본인가로 가면 60일이면 가능하다.

이사회 내에서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자회사의 계열 분리를 통해 국제결제은행(BIS) 자본비율을 높여 과점주주 등 주주에 대한 배당 성향을 확대하고자 하는데, 이는 금융당국이 선진 금융산업을 위해 국내은행에 금융지주를 유도하는 취지인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와도 다소 안 맞는 상황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추후 증권·보험사를 인수해 비은행 부문 다각화를 시도해도 은행과 시너지를 발휘할 규모와 경쟁력을 지닌 잠재 매물이 많지 않아 지주사 전환에 걸림돌이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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