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개설 3년을 맞는 한국거래소의 금 현물시장 ‘KRX금시장’이 지난 3년간 거래량이 약 4배 증가하는 등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KRX금시장은 금 거래 양성화를 위해 정부 정책에 맞춰 한국거래소가 개설한 금 현물시장이다. 국내에서 거래되는 금은 한해 150~160 톤으로 추산되는데 이 중 절반 가량은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않는 음성거래인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4년 3월 24일 시장개설 이후 현재까지 KRX금시장에서 거래된 금은 총 8803kg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3965억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무엇보다 개설초에 비해 하루 평균 거래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개설 첫 해인 2014년 5.6kg에 불과했던 하루 평균 거래량은 2015년 8.9kg, 2016년 17.8kg 등을 거쳐 올해는 21.8kg로 늘었다. 3년 동안 약 4배(289.3%) 증가한 것이다.
이는 KRX금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이 그만큼 확산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진수 거래소 KRX금시장팀장은 “부가가치세 면제, 관세율 비과세, 법인세 경감 등 정부의 세제지원과 거래소 차원의 마케팅 등 적극적인 활성화 정책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누적입고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시장의 성장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올해의 경우 3월 22일까지 누적입고량이 901kg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108kg)에 비해 8.34배 증가했다.
KRX금시장 참여하는 투자자의 절반 이상은 개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주로 금 공급업자인 실물사업자가 주로 매도(매도비중 72.6%)하고 실물자산투자를 원하는 개인이 주로 매수(매수비중 83.4%)하는 형태다. 다만 지난해 7월 시행된 LP(유동성공급자)제도 도입 이후 증권사 등 기관투자자의 매도매수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거래소는 궁극적으로 국내 금 거래 50%를 KRX금시장에서 수용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 거래소는 이를 위해 100g 미니금 상장, ETF(상장지수펀드) 상장 등 연계상품을 출시하고 마케팅을 꾸준히 강화해 시장 저변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오는 27일에는 관련상품 개발에 필요한 금현물지수를 개발ㆍ발표하기로 했다.
전진수 팀장은 “2014년 개설 이후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증가한 추이를 살펴보면 KRX금시장은 향후 지속 성장이 예상되는 ‘블루오션’”이라며 “안전자산 선호와 박스피 상황에서 대체투자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고 금리인상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위험을 방어하기 위해 투자자들의 실물자산에 수요 또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