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광약품이 결산시즌을 맞아 고배당을 통한 최대주주 배불리기에 나섰다는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해 실적이 큰 폭으로 하락한 가운데 주가는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부광약품 김동연 회장(지분 17.62%)은 주당 500원의 현금배당을 챙기면서 33억 원을 받았다. 김 회장이 지난해 받은 배당금은 42억 원으로 올해는 약 9억 원 가량 줄어든 금액이다. 여기에 보통주당 0.20주의 주식배당을 결정하면서 17년 째 주식배당을 이어오고 있다.
김 회장의 장남인 김상훈 대표이사 역시 이번 배당을 통해 7억7000만 원 가량의 현금을 받았다. 이들 부자가 챙겨간 금액은 약 40억 원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특수관계인으로 엮인 오너 일가 모두가 가져간 배당금은 약 49억 원에 달한다.
부광약품은 3년 전부터 고배당을 실시해오고 있다. 2013년 주당 500원, 배당성 무상증자 10%, 2014년 주당 500원, 배당성 무상증자 10%, 2015년 주당 700원, 배당성 무상증자 10%를 실시했다. 이같은 배당 성향으로 부광약품은 지난해 빅3 제약사를 제치고 고배당 2위에 올랐다.
문제는 실적과 주가다. 지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부광약품은 매년 2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유지하고 있었다. 2012년 영업이익은 214억 원, 2013년에는 229억 원이었다. 2014년에는 283억 원으로 최근 5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5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32억 원으로 전년보다 17.8% 떨어졌으며, 지난해에는 전년보다도 63.3% 폭락한 85억 원을 기록하며 2012년 이후 역대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개별 기준으로도 2015년 영업이익 240억 원에서 2016년 165억 원으로 31.25% 급락했다.
실적 하락과 맞물리면서 주가 역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말 2만7050원까지 올라갔던 주가가 불과 3개월도 안되서 2만1000원대로 주져앉으면서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실적과 주가가 폭락하고 있는 가운데 배당을 꾸준히 가져간다는 것은 주주친화 정책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경영권 승계 과정에 있는 기업들이 주로 고배당 잔치를 벌여 지분 확보 재원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영업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현금배당을 한다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