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서울 ‘보문파크뷰자이’를 비롯해 약 36만 가구로 지난해(28만8568가구)보다 32%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건설사들은 경기가 불확실한 데다, 금융권 대출이 연초부터 더 까다로워져 수요자들의 심리가 잔뜩 움츠러들자 입주율을 높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건설사 중 입주물량이 가장 많은 곳은 GS건설로 모두 21개 단지, 2만1648가구에 달한다. 대우건설, 대림산업, 호반건설 등이 1만3000여 가구의 비슷한 수준으로 바로 뒤를 잇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압도적인 물량이다.
이어 현대건설 1만1442가구를 비롯해 △포스코건설 1만437가구 △현대산업개발 9807가구 △삼성물산 7232가구 △롯데건설 6773가구 등이 뒤를 이었다. 10대 대형 건설사 물량만 더해도 10만 가구를 훌쩍 넘어선다. 중견 건설사에서는 호반건설에 이어 한신공영이 7557가구로 가장 많은 물량을 갖고 있다.
건설업계의 이 같은 입주물량은 올해 하반기에 대거 쏟아진다. 올 7월부터 내년 2월까지 입주물량은 월 평균 3만8899가구에 달한다. 특히 12월은 5만여 가구가 집들이를 진행할 전망이다.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00년 이래 월간 기준 최대치다.
지역별로는 경기도 11만9000가구, 서울 2만7682가구 등으로 수도권에만 44%의 입주물량이 몰려 있다. 과거 경기도 신도시와 택지지구를 중심으로 한 분양이 집중됐던 탓이다.
기록적인 입주물량을 앞두고 업계의 움직임은 빨라지는 분위기다. 예비 입주자의 개별적 재정문제로 인한 입주 지연일 경우 문제가 확대되지 않지만, 시장 상황 악화나 금융규제 등으로 입주 지연이 대거 발생하면 건설사들의 수익 악화로 리스크가 일파만파 확대될 수 있어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입주 지연으로 분양가의 약 30%를 차지하는 잔금 납부가 안 되면 건설사들은 금융비용이 급증해 수익이 악화된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건설사들이 치렀던 미입주 사태를 막기 위해 업계가 나름대로의 방안으로 관리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올해 가장 많은 입주물량을 안고 있는 GS건설은 관련 전담부서를 신설해 인력을 늘리는 등 입주물량 급증으로 인한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입주 6개월 전부터 리스크를 관리하고 입주관리 협의체를 구성해 회의를 진행한다. 올해 11만442가구 입주를 앞둔 현대건설도 입주 사전 점검과 사후 관리 등을 제공하는 ‘힐스 스마일’을 도입해 시행 중이다.
다른 건설사들 역시 입주가 진행되는 단지의 분양가 대비 시세와 프리미엄 등락을 매주 체크해 대책을 운영하거나, 실수요자 계약률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모닝터링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