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대선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캠프 인사들의 잇단 구설과 자질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몰리는 인사들을 철저한 검증 없이 받아들이며 몸집을 불려온 데 따른 부메랑이란 지적이 나온다.
문 전 대표의 경선캠프인 ‘더문캠’은 13일 일자리위원회 위원 18명 중 한 명으로 정영태 전 동반성장위원회 사무총장을 발표했다가 취소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정 전 총장은 2013년 업무용 메일로 대기업들에 아들의 결혼식 일정을 공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총장직을 사퇴했던 인사다. 뉴스 검색만으로도 충분히 검증 가능한 이러한 행적을 간과하다 언론의 지적에 서둘러 이름을 뺀 셈이다.
더문캠은 전날 밤 11시께엔 손혜원 의원이 홍보 부본부장에서 물러났다고 밝혔다. 지난해 4·13총선 때 문 전 대표가 영입한 손 의원은 팟캐스트에 나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데 대해 “계산한 것”이라고 말해 물의를 일으켰다. 이에 문 전 대표도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으로, 본인으로 하여금 사과하게 하고 또 사퇴하게 해서 신속하게 책임을 물었다”고 했다.
더문캠 영입인사 수난의 시작은 지난달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의 구설이었다. 보수 일각에서 제기하는 ‘안보관 불안’ 불식 효과를 기대하며 문 전 대표가 전격 영입했으나, 전 전 사령관은 언론인터뷰 등에서 ‘전두환 5·18 발포명령 부정’, ‘비리 연루 시 아내 권총사살’ 발언 등으로 뭇매를 맞고 캠프에서 자진 하차했다.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전윤철 전 경제부총리는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공약을 설명하던 중 “악성 노조까지 감안하면 민간기업에서 일자리를 창출할 여력이 적다”고 말해 노동계에서 ‘노조 혐오’ 발언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미디어특보단에 이름을 올린 이래운 전 연합뉴스 편집장은 이명박·박근혜정부에서 불공정 보도 논란을 일으키며 연합뉴스 파업의 원인 제공자로 지목됐던 인물이란 점에서 언론계의 비난을 샀다.
이렇다 보니, 더문캠의 인사는 바깥에서의 공격 빌미가 되고 있다. 같은 당 경선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퇴행적 언론인들에다 자신의 권위를 위해 경비원을 동사하게 한 의혹이 있는 진익철 전 서초구청장, 세월호 ‘다이빙벨’ 영화 상영을 이유로 일종의 탄압을 가한 정경진 전 부산시 부시장까지 불러모았다”며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장전영 대변인은 “문 전 대표가 영입한 인사들이 연이은 망언으로 국민의 화를 돋우고 있다”며 “온갖 망언과 구설수의 지뢰밭”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