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이슈 따라잡기] 보험, 돈 없다고 무조건 깨지 마세요… 납입 안해도 계약 유지 가능

입력 2017-03-08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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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 중심 생계형 해약 잇따라…보험사 경영성·유동성에도 문제

우리 경제의 저성장국면이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 보험계약 해약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보험의 보장 기능이 상대적으로 더 절실한 저소득층일수록 보험계약 해약이 증가할 것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이에 따라 보험사의 경영성과에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상시적 모니터링 및 선제적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보험계약 해지 및 효력상실(보험료 미납으로 인한)에 따른 해약환급금 수치가 매년 지속해 증가하고 있다. 2015년 기준 2010년 대비 32% 증가한 20조2000억 원을 기록했다. 수입보험료 대비 해약환급금 비율은 2015년 말 이전까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다 지난해 1분기 들어 상승세로 반등한 후 3분기 연속 확연한 상승세를 보였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도 모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분기의 경우 수입보험료 대비 해약환급금 비율이 19.44%로 2012년 1분기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보험계약 해약의 증가세가 경제의 저성장국면 지속과 금리 및 물가의 상승 예상에 따라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경기부진 등에 따른 보험계약 해약은 보험의 보장기능이 상대적으로 더 절실한 저소득층일수록 증가할 것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높다.

실제로 최근 보험소비자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전체 가구 보험가입률(81.8%)이 2015년 대비 5.4%p 하락했다. 소득별 보험가입률의 경우 중소득층(85.4%), 고소득층 (92.9%)은 거의 변화가 없었지만, 저소득층(60.5%)은 14.8%p 하락해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보험계약 해약이 늘어나고 신규가입이 줄어들고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

보험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설문조사결과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보험계약 해약의 경험이 있는 보험소비자 중 응답자의 70.3%가‘보험료의 납입이 어려워서’또는‘목돈이 필요해서’라고 응답했다.

이러한 보험계약 해약의 증가는 보험사의 계속보험료 유입 및 이에 따른 안정적 자산운용 등에 있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특히 예기치 않게 보험계약 해약이 급증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유동성위험이 초래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수입보험료 대비 해약환급금 비율(최근 3년간 평균)을 보험사 규모별로 살펴보면, 대형사는 17.2%인 반면 중·소형사는 20.0%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적 이유 등으로 인한 보험계약 해약을 줄이고 저소득층의 보험수요 충족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해약 증가에 대비한 보험사 차원의 선제적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우선 생계형 보험계약 해약 사례를 줄이기 위해 기존의 보험료 납입 일시중지 제도 등 보험계약유지제도를 보험소비자에게 적극 홍보하는 한편, 보다 효과적이고 현실적인 계약유지제도를 추가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독일의 리스터연금(Riester Pension)과 같이 저소득층의 연금·보험료 납입을 지원해주 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와 함께 보험사는 대내외 경제·금융시장 환경의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보험계약 해약 증가 가능성에 대비하여 상시적인 모니터링 및 유동성 확보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석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자료=금융연구원 ‘금융브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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