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3대 국영 자동차 회사인 상하이기차(SAIC)가 KDB산업은행이 보유한 한국지엠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AIC는 국내 인수ㆍ합병(M&A) 관련 자문기관과 접촉하며 한국지엠 지분 인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인수에 나섰을 때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과 함께 가격 등이 SAIC의 검토 대상이다.
SAIC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 계열사(76.96%), 산은(17.02%)에 이어 한국지엠 지분 6.02%를 보유한 3대 주주다. 이처럼 현재도 한국지엠 지분을 보유한 SAIC가 이 회사의 지분을 확대하려는 것은 GM과의 제휴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GM은 중국 시장에서 SAIC와의 합작사인 상하이지엠을 통해 자동차를 판매하고 있다. GM은 상하이지엠의 지분 1%를 SAIC에 매각, 중국 합작사의 지분 비율을 49%로 낮추는 등 아시아 시장에서의 경영 주도권을 SAIC에 넘기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구조상으로는 산은이 한국지엠 지분을 매각하는 거지만, 실제로는 GM이 한국지엠 지분을 SAIC에 넘기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일각에서는 GM이 가진 한국지엠 지분 일부도 SAIC에 매각할 것이란 관측을 제기한다. 이를 통해 GM이 한국과 중국에서 중복되는 일부 사업 부문을 통합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 경우 한국지엠은 소형차 연구개발(R&D)과 내수시장에 집중하게 된다. GM은 이미 2012년 산은이 보유한 한국지엠 지분의 인수를 추진한 바 있다.
산은 역시 한국지엠 지분을 매각할 방침이다. 한국지엠 지분 15%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면 GM의 주요 경영 결정에 대한 거부권(Veto)을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유지보다는 지분을 전량 매각한다는 게 산은의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SAIC 등 한국지엠 지분 인수를 희망하는 곳이 주관사를 통해 공식 문의해온다면 지분 매각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