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3일 오후 차기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해 경선 후보들의 첫 토론회를 연다. 독주 중인 문재인 전 대표를 추격하고 있는 안희정 충남지사나 이재명 성남시장이 반전의 기회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 전 대표와 안 지사, 이 시장 그리고 최성 고양시장은 이날 오후 6시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2시간 가까이 합동토론을 벌인다.
토론회는 모두발언 8분과 마무리발언 8분, 공통질문에 예비후보들이 답하는 18분 등 30여 분을 뺀 1시간 이상이 상호 토론으로 진행된다. 공통질문으로는 ‘촛불집회’와 ‘태극기 집회’의 대결 정국에서 국민통합 방안, 개헌 및 대통령 임기조정에 대한 입장,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입장 등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먼저 문 전 대표는 토론회를 통해 ‘준비된 후보’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겠다는 입장이지만, 상호 토론 과정에서 타 후보들의 집중 공세를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그는 대선 전 개헌에 대해 부정적인 데다 차기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줄여 2020년 대선과 총선 시기를 맞추는 문제에 있어서도 안 지사, 이 시장과 입장을 달리해온 만큼 “제왕적 대통령제 극복에 소극적”이란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안 지사는 그간 논란을 일으켰던 ‘대연정’ ‘선의’ 발언이 공격 소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 그는 전날에도 “개혁 합의 때엔 자유한국당과도 대연정이 가능하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데 이어 “집권 시 연정추진협의체를 꾸리겠다”고까지 말했다. 이에 문 전 대표 등으로부터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특검의 연장에 반대하는 세력과 손잡겠다니,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나”라는 등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 시장의 경우 기본소득 월 130만 원 등 포퓰리즘 공약 논란이 집중 공격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사이다’ 화법으로 인기를 얻어왔지만, 자칫 너무 공격적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고민되는 대목이다. 문 전 대표, 안 지사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는 과정에서 야권 지지층의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토론회에서 네거티브 공세가 나온다면 문 전 대표의 지지자들인 ‘문팬’과 이 시장 측 ‘손가락혁명군’ 등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의 갈등이 더욱 격화될 수 있어 민주당 관계자들도 우려하고 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을 시작으로 총 10회에 걸쳐 경선 후보들을 대상으로 당 주최 토론회를 이어간다. 오는 6일엔 인터넷 방송 ‘오마이TV’ 토론회를 열고,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 이후로 예상되는 14일 지상파TV 합동토론회, 17일 종편TV 합동토론회 등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