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연장 법안의 임시국회 처리가 불발되면서 여권이 반격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거대 야당이 특검 연장 무산에 대한 책임론 공방으로 분열 양상을 보이는 사이 안보와 경제 챙기기로 국면 전환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홍준표 경남지사에 대한 보수 진영의 기대감이 커지면서 대권 로드맵의 윤곽도 잡히는 모습이다.
자유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는 3일 오후 경남 거제와 부산을 찾아 조선산업 침체 등으로 어려움에 빠진 지역 경제를 살핀다.
한국당 지도부는 우선 거제시청 회의장에서 조선업계 관계자 등을 만나 조선 3사에 대한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과 이에 따른 보완대책을 점검할 방침이다. 이어 부산 상공회의소로 이동해 올해 첫 경제점검회의를 갖고 해운항만업 관계들과 지역 현안에 대해 논의한다.
지역 경제의 애로사항을 듣고 해결방안을 찾는 이 같은 정책 행보를 통해 지난해 연말부터 반토막난 지지율을 끌어올려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한국당의 구상이다. 이현재 정책위의장은 “한국당이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데 그치지 않고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민생경제가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여기엔 특검 연장법이 야당의 무전략으로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가 무산되면서 야 4당 공조에 균열이 생기는 모양새를 보이자 안보와 경제 의제를 내세워 차별화에 나서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특검 연장 거부로 한동안 주춤하는 듯한 황 권한대행의 대선 후보지지도가 2위로 반등한 것을 계기로 ‘샤이보수’의 결집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지난달 15일 황 대행 체제 가동 후 첫 고위 당정회의를 연 데 이어 이날 황 권한대행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 등과 함께 내수경기 활성화, 서민금용 대책 등을 놓고 머리를 맞댔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전날 “탄핵이 인용되든, 기각되든 결정이 된 후 출마하는 것보다 차라리 지금 나오는 게 좋다” 며 또 다시 황 권한대행에게 대선 출마를 요구했다. 이와 함께 홍준표 경남지사를 향해서도 “흙 속의 진주”라고 추켜세우며 두 사람에게 동시에 러브콜을 보내는 전략을 구사했다.
홍 지사는 이날 당 지도부가 참석하는 거제지역 조선현장점검회의에 함께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양측 간의 어떠한 교감이 오갈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