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이 보유 중인 이마트 보유 지분(3.4%) 블록딜에 나선 배경은 매각 차익을 누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판단에서다. 현재 은행이 보유한 주식을 매각하면 차익은 당기순이익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국제회계기준(IFRS9)이 새로 적용되면서 주식 매각 차익을 당기순이익으로 인식할 수 없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23일 “할인율을 적용해도 매각 예정인 주가가 장부가보다 높다”며 “이마트 주식 매각에 따른 차익을 당기순이익에 인식할 수 있는 기한이 올해까지라 블록딜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이 보유한 이마트 주식은 2007년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아버지의 주식을 물려받으면서 정부에 증여세로 낸 것이다. 정부는 이 주식을 기업은행에 현물출자했다.
당시 이마트 주식의 매입가격은 24만7250원이었으나, 2011년 6월 기업분할 후 재상장하면서 주가는 하향세를 그렸다. 기업은행은 주가가 하락하자 감액손실을 반영해왔다. 보유 주식은 감액손실 반영 후 장부가를 다시 기재한다. 감액손실이란 자산의 시장가치 하락 등으로 회수 가능 금액이 장부가액에 미달할 때 장부가액과 회수 가능 금액의 차이를 의미한다.
이마트 주식의 장부가는 2016년 3분기 기준 15만7500원이다. 한 주당 매각가는 할인율을 적용하면 약 20만 ~ 20만8500원 사이에 결정될 예정이다. 블록딜이 성사되면 약 400억 원의 매각 차익과 약 1900억 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올해 경영성과에도 여유가 생겼다. 매각차익이 지난해 당기순익(별도 기준)의 약 20%에 달하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의 지난해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1조267억 원을 기록했다.
한편, IBK기업은행은 이날 장 종료 직후 보유 중인 이마트 보유 지분 93만9480주(3.4%)에 대한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기관 수요 예측에 돌입했다. 이번 블록딜 매각 주관사는 삼성증권과 HCBC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