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이 당초 검토했던 일회용 점안제의 뚜껑 교체 등을 강제하는 규제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만 소비자들이 일회용 점안제를 여러 번 사용하지 않도록 안전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일회용 점안제의 안전사용을 위해 제품명에 ‘1회용’ 병용기재를 의무화하는 등 안전사용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소비자가 일회용 점안제라는 정보를 쉽게 알아 볼 수 있도록 제품명에 ‘1회용’을 반드시 기재하도록 의무화하고, 포장과 사용설명서에는 ‘개봉 후 1회만 사용하고 남은액과 용기는 바로 버린다’라는 내용을 표시하도록 권고했다.
또 일회용 점안제 중 일부 제품에 함께 포장되는 ‘휴대용 보관용기’는 재사용 요인이 될 수 있어 동봉하지 않도록 했다.
소비자들이 일회용 점안제를 여러 번 사용하는 오용 사례가 지속된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현재 제약사들이 흔히 판매하는 일회용 점안제는 약 5㎝ 길이의 반 투명 플라스틱 용기에 약물이 담긴 형태로 약 2~3회 투여량(약 0.4~1㎖)이 들어있다. 1회용 제품이 나온 이유 중 하나는 보존제 성분인 ‘벤잘코늄’으로 인한 증상 악화 우려 때문이기도 하다. 개봉 즉시 사용하기 때문에 보존제를 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용기 하나에 2~3회 쓸 수 있는 용량이 들어있는데다, 개봉 후에도 뚜껑을 닫을 수 있는 ‘리캡(Recap)’ 형태로 제작돼 환자들은 여러 차례 나눠서 사용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지난 2015년 말 식약처는 ‘개봉한 후에는 1회만 즉시 사용하고 남은 액과 용기는 바로 버리도록 한다’라는 내용을 1회용 점안제 제품의 허가사항에 반영했지만 여전히 환자들은 남은 용량을 버리지 않고 여러 차례 사용하는 현상이 지속됐다.
이에 반해 제약사들은 “용기가 작아지면 원가가 치솟게 되기 때문에 수익성이 낮아진다”는 이유로 작은 용기 생산을 꺼려했다. 예를 들어 점안액 1ml 들어있는 용기로 팔았던 것을 3개로 나눠서 생산하면 용기 2개 값이 더 들기 때문에 원가는 올라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보험약가는 3분의 1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내려간다.
당초 식약처는 제약사들에 1회 투여 용량만 들어있는 작용 용기에 담아서 팔거나 뚜껑을 다시 닫을 수 없는 ‘논 리캡(Non-Recap)' 용기를 사용할 것을 강제하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용기 크기 등을 강제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고 판단, 제약사들에 자율적으로 용기 개선을 권고했다.
식약처는 지난 20일 일회용 점안제 제조·수입업체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어 일회용 점안제에 사용 중인 리캡 용기를 점진적으로 논-리캡 용기로 전환할 것을 권고했다. 또 일회용 점안제 특성을 고려해 약가가 조정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에 협조 요청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일회용 점안제의 안전사용 지원정책 확대로 소비자 안전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안전하고 합리적인 의약품 사용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