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은 올해 전국에 총 9017여 채의 아파트를 공급한다. 이 중 강남권 분양물량은 3572가구로, 일반분양 물량은 총 412가구다.
강남에 선보이는 두 곳은 2296가구(일반 220가구) 규모의 개포시영 재건축 단지와 서초 우성1차 아파트를 허물고 새로 올리는 1276가구 규모의 래미안이다.
올해 7월께로 분양시기가 다소 미뤄진 개포시영은 개포지구의 ‘래미안 블레스티지’와 ‘래미안 루체하임’에 이은 3번째 단지로 개포지구에서도 뛰어난 입지로 주목받는다. 서초 우성1차 재건축 단지는 ‘래미안 에스티지(서초 우성3차)’와 ‘래미안 에스티지S(서초 우성2차)’와 함께 서초동 일대에 2300가구의 대규모 래미안 타운을 형성할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강남에서 △래미안 블레스티지(개포주공2, 일반분양 396가구) △래미안 루체하임(일원 현대, 일반분양 332가구)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잠원한신18·24차, 일반분양 146가구)를 공급하며 분양시장에서 쏠쏠한 재미를 봤다. 지난해 분양한 9개 단지는 모두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하며, 평균 25.2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래미안 블레스티지’는 강남 재건축 시장의 붐을 주도했다는 데에서 의미가 크다.
‘래미안 블레스티지’는 지난해 3월 말 분양 당시 3.3㎡당 평균 분양가 3760만 원에 일부 평형은 최고 4495만 원까지 적용됐는 데도 317가구 모집에 총 1만660명이 몰려들었다. 강남구에서 청약 접수가 1만 건 이상 몰린 건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이 같은 결과는 인근 재건축 아파트 가격을 일제히 끌어올렸고, 6억5000만∼6억6000만 원 선이었던 개포주공1단지 소형 36㎡는 7억6000만∼7억7000만 원까지 호가가 뛰었다. 불과 한 달 만에 1억 원이 급등한 것이다.
당시 재건축 아파트 시장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었다. 주간 변동률이 전년 12월 중순 0.04% 하락을 시작으로 12주 연속 내려앉았다. 주택시장이 냉각되면서 재건축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져 유동자금이 빠져나간 탓이다. 그러나 ‘래미안 블레스티지’가 시장에 나오기 직전 반등하기 시작해 32주 연속 오름세를 유지했다. 상승세는 정부의 11·3 대책이 나오기 직전에야 마침표를 찍고 보합으로 진정됐다. 대책이 나온 직후에는 11주 연속 가격이 꺼졌다. 올해 강남권 첫 분양단지였던 ‘방배아트자이’는 평균 경쟁률 9.8대 1로 일반분양된 96가구 모두 1순위 청약에서 마감됐지만, 부적격 당첨자가 속출하면서 완판을 기록하지 못했다.
업계는 분양권 전매제한과 청약요건 등을 강화한 11·3 대책에 올해 강남권 분양시장이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겠지만 기본적인 수요에 시장이 얼어붙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실장은 “올해 강남권 주택시장은 실수요자가 여전히 움직이고 있어 봄 이사철을 기점으로 이전보다 나아질 것”이라며 “기존 주택은 재건축 속도와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수 있는지에 따라 시장이 갈리고, 분양단지는 상품성과 입지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