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부터 삼성전자 직원들끼리는 모두 ‘님’이라는 호칭을 쓰게 된다. 부장, 차장, 과장 등 전통적인 샐러리맨의 직급이 사라지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3월 1일부터 기존의 7단계였던 직급을 4단계로 단순화하고, 직원 간 호칭을 ‘○○○님’ 등으로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인사제도 개편안을 시행한다.
사원1(고졸)ㆍ사원2(전문대졸)ㆍ사원3(대졸), 대리, 과장, 차장, 부장 등 7단계 직급이 사라지고, 개인의 직무역량 발전 정도를 나타내는 ‘CL(Career Level) 1∼4’ 체제로 바뀌게 된다. 수직적 직급 체계가 수평적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직원 간 호칭도 ‘○○○님’으로 변경된다. 단, 부서별 업무 성격에 따라 ‘프로’, ‘선후배님’ 등 다른 수평적 호칭을 사용할 수 있으며, 팀장·그룹장·파트장·임원은 직책으로 불리게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새 인사제도는 수직적 틀을 깨뜨림으로써 직원들 사이에 입사 연도보다는 업무 능력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는 능력 있는 후배가 선배보다 더 높은 직급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상반기에 이같은 개편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검찰·특검 수사로 그룹 사장단 인사와 조직개편이 미뤄지면서, 인사제도 개편안 역시 시행 시기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삼성 측은 새 인사제도와 부장급에 해당하는 CL4 이하 직원의 승격 인사는 3월에 예정대로 시행하는 쪽으로 최근 가닥을 잡았다. 삼성 관계자는 “계열사 직원 승격 인사는 사장단 인사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적은 만큼, 3월 1일자로 하게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에서 새 인사제도가 시행되면 다른 계열사로도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