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압박에도 굴하지 않는 기업들…멕시코 공장 이전 계속

입력 2017-02-0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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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도 미국의 여러 기업이 여전히 멕시코 공장으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작년 12월 트럼프 대통령은 기계부품 제조업체 렉스노드를 비난하는 트윗을 올렸다. 그는 “인디애나 주에 있는 렉스노드가 멕시코로 공장을 이전하는 동시에 노동자 300명 전원을 악독하게 해고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렉시노드는 이에 굴하지 않고 멕시코 공장 이전 방침을 강행할 예정이다. 멕시코로 공장을 옮기면 매년 3000만 달러(약 343억8000만 원)를 절약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렉스노드 측은 작년 12월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전체 직원 8000명 중 절반인 4000명이 미국 근로자라고 해명했다. 렉스노드는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를 포함한 전 세계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렉스노드 공장에서 8년간 일한 게리 캔터 기계공은 “미국 공장을 밖으로 빼내서 비용을 절감한다는 사실이 나를 혼란스럽게 한다”며 “매우 반(反)미국적이다”라고 말했다. 렉스노드 측이 미국 공장 직원 350여 명을 해고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캔터도 일자리를 잃게 됐다. 캔터는 트럼프에게 투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제조업 일자리 증가시킬 거라는 데 희망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는 우리에게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전형적인 정치인이 아니므로 기회를 준 것”이라고 밝혔다.

중장비 제조업체인 캐터필러와 누코도 멕시코로 공장 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캐터필러는 일리노이주 졸리엣 공장에서 멕시코 몬테레이 공장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캐터필러 측은 “우리 회사의 92년 역사에서 현재 가장 긴 침체기에 빠져들었기 때문에 인력을 줄여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캐터필러의 브래드 하버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월 트럼프 시대의 무역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일단은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답했다.

누코는 일본의 JFE스틸과 공동으로 멕시코에 철강 공장을 세운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달 31일 존 페리올라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가 멕시코에 투자하는 미국 기업에 불이익을 주는 정책을 시행하면 회사의 경영 전략을 수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워싱턴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프트 음료 업체인 매니투워크푸드서비스는 인디애나 주 공장을 철거하고 80명의 직원을 해고할 예정이다. 매니투워크푸드서비스는 트럼프가 당선되기 전인 작년 8월에 이미 생산 시설의 대부분을 멕시코로 옮긴다고 발표했다.

전자 부품 제조사인 CTS는 2018년 중순부터 미국의 인디애나 주 엘크하트에서 생산을 중단하고 중국, 멕시코, 대만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이에 따른 구조조정도 함께 진행된다. CTS 측은 구조조정으로 230명의 직원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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