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과 뉴저지 항구에 기반을 둔 항만노동자연금이 한진해운과 모기업인 한진그룹의 관계를 조사할 수 있게 허용해 달라고 미국 법원에 요청했다고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 연금은 한진해운으로부터 회수하지 못한 3100만 달러(약 361억 원)에 달하는 채권을 확보하고자 이같은 요청을 했다고 WSJ는 설명했다.
해당 항만노동자연금은 뉴저지 주 소재 파산법원에 이날 소장을 제출했다. 이 연금은 한진해운으로부터 채권을 확보하지 못하자 모기업인 한진그룹으로부터 받아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미국과 한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연금 측은 한진해운이 미래 우리 근로자에게 지급할 연금에 대해 빚을 지고 있다고 강조했으며 세계 3위 화물항공 물동량을 자랑하는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의 다른 계열사가 한진해운의 채무를 대신 갚아줄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싶어한다고 WSJ는 전했다.
한진해운은 법원에 제출한 자료에서 모회사와의 관계나 모회사 사업 세부 내용 등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한진그룹과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한국의 재벌은 수출 주도 경제에서 큰 역할을 해왔으나 현재 박근혜 대통령을 둘러싼 정치 스캔들에 휘말려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연금 측은 “한진해운이 미국 파산법에 따라 파산보호를 모색하고 있다”며 “이제 법원에 미국의 다른 법을 어기고 있는 이유를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강경한 모습을 보였다. 한진해운 관계자의 발언을 확보하지는 못했다고 WSJ는 덧붙였다.
해당 연금은 고용주로부터 기금을 모아 근로자들이 은퇴할 때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투자하고 있다. 한진해운과 같은 고용주가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적자를 낼 가능성이 크다.
한진해운은 채무 상환을 위해 자산을 매각하고 있다. 이달 미국 파산법원은 7800만 달러에 달하는 한진해운의 캘리포니아 주 롱비치항 터미널 지분 매각 계획을 승인했으며 이 매각으로 5400만 달러의 채무가 탕감됐다고 WSJ는 전했다.